대학3학년이던 지난해 9월 입단
“D리그서 많이 뛰며 감각 살아난 듯”
“비시즌 때 체력에 초점, 강인한 선수 되고 싶다”
“부담을 내려놓고 농구를 즐기고 있어요.”
창원 LG 이승우(21)는 상대팀 베테랑 선수마저 인정한 루키다.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지금은 코트에서 악바리 근성을 드러내고 있다. 조성원 LG 감독이 “팀의 활력소”라고 꼽을 정도다. 팀은 이승우가 본격적으로 활약한 지난달부터 5할 승률(5승3패)을 넘어서며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꾸게 됐다.
이승우는 20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배워가며 팀에 녹아들고 있다”면서 “잠깐 뛰더라도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기에, 경기를 마치고 나면 초주검이 된다. 그래도 코트에서 뛸 수 있어 감사하다”고 최근 활약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승우는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정규리그 첫 경기였던 18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11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활약하며 승리로 이끌었다. 이승우는 경기 막판까지 팽팽했던 승부가 3점 차로 벌어진 4쿼터 1분여를 남겨놓고 과감한 돌파 득점으로 78-77로 따라붙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3위 팀을 잡은 덕에 팀은 6위를 반 경기 차로 압박했다. 이승우는 “연습 때 맞춰온 공격 방법이었고, 자신감 있게 슛하라는 감독, 코치진의 조언에 따랐을 뿐”이라며 “팀 분위기가 매우 좋고, 개인적으로도 상승세에 있어 6강 합류가 허상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승우는 한양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지난해 9월 전체 5순위로 LG에 입단한 신인이다. 저학년 때부터 발휘한 탁월한 득점력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던 플레이를 구단에서 주목했다. 신체 능력도 뒤지지 않는다. 트래프트에 참가한 37명 선수 가운데 서전트 점프 6위(73.7㎝), 레인어질리티 2위(10.84초), 4분의3 코트스프린트 5위(3.22초) 등으로 고른 운동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이정현(고양 오리온), 하윤기(수원 KT), 이원석(서울 삼성) 등 동기들이 주전 자리를 꿰차며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때, 이승우는 출전시간이 줄어들며 D리그(2군)행을 통보받았다. 그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활동량을 가졌다고 자부했지만, 적응이 쉽지 않았다. 동기들처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을 때 D리그에 가게 됐다.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익히며 훈련했고, 경기를 많이 뛰게 돼 경기 감각이 살아난 듯싶다”고 설명했다.
2개월가량 D리그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이승우는 근성 있는 선수로 변모했다. 수비에서부터 상대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가드로는 큰 키(193㎝)여서 앞선에서 밀착 수비를 제대로 벌이면 상대는 볼 배급부터 막히기 십상이다. 11일 SK전에서도 주 공격수인 안영준에게 끈질기게 붙어 자주 공격실패를 유도했다. 국가대표 포인트가드인 김선형이 이런 이승우에게 경기 도중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승우는 “4쿼터 초반에 선형이 형을 막다 레이업을 내주고 억울하게 파울까지 범했다.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며 “수비를 열심히 하면서 보조 볼 핸들러, 스윙맨 등 상황에 맞는 역할을 하는 수준”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승우는 공격에도 눈을 떴다. 6일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시즌 최다인 13득점을 한 데 이어 이후 4경기에서 3번이나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약점으로 꼽힌 야투 성공률은 4라운드부터 30%대에서 47.6%로 좋아졌다. 자연스레 출전시간은 평균 24분57초로 주전급으로 늘었다. 이승우는 “부담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 듯싶다. 배우는 자세로, 농구를 이젠 즐기고 있다”고 했다.
이승우는 벌써부터 내년 시즌을 기다린다. 그는 “롤모델인 선배들을 코트에서 직접 볼 수 있어, 기술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좋은 점을 모두 흡수해 나만의 기술로 만들 것”이라며 “부족한 체력은 트레이너와 함께 보강하고 있지만, 비시즌 때 좀 더 주력해 내년 시즌에는 강인한 선수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들이 계셔서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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