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업무지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도심 출근길엔 각 잡힌 셔츠와 정장을 갖춘 ‘오피스룩’ 차림, 또각거리는 구두 소리 대신 한결 넉넉한 후드티와 펑퍼짐한 바지 차림에 캐주얼한 스니커즈 차림의 직장인들이 늘어난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근무 장기화로, 이른바 ‘워크래저’ 패션으로 불리는 편안한 옷들의 소비가 늘어난 모양새다. 미용용품 매장은 마스크를 벗어 던진 청춘들로 붐비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미뤄 둔 치과 치료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기자재들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진 이후, 경제활동이 재개됐을 때 미국 도심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 가상의 풍경이다. 미국 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확산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수혜 품목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미국 현지 7개 무역관을 통해 조사한 ‘위드 코로나 시대, 미국 30대 유망품목·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다시 출근하기 시작하면 이른바 ‘워크레저’ 패션이 유행, 수혜업종이 될 전망이다. 워크레저는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추면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복장을 뜻한다. 재택근무로 ‘집콕’ 패션에 익숙해진 미국 직장인들이 이제는 출근하더라도 딱딱한 느낌을 주는 ‘오피스룩’보다 착용하기 편안하고 직장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옷을 선호할 거란 얘기다. 넉넉한 폭으로 편안함을 주는 와이드팬츠, 신기 편하고 사무실에서 착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스니커즈 등이 대표적이다.
미용용품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지속된 마스크 착용, 외출 자제로 그간 미용용품 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대면접촉이 늘어남에 따라 시장 수요가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색조화장품, 네일케어 제품, 가발, 헤어피스 제품 등이 손에 꼽히는 유망품목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치과 진료를 미뤄왔던 미국인들이 다시 치과를 찾기 시작하면 치과 기자재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대면 경제활동 증가로 일반적인 치료 외에 치아 교정, 미백 등 미용 차원의 진료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꾸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부품도 많이 팔릴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사무실 출근, 대면 활동 증가 등으로 차량 이용은 늘어날 전망이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 차질이 지속되면서 신차 구매 대신 기존 자동차를 고쳐서 사용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평균 자동차 운행 기간이 12년을 넘을 만큼 노후화된 차량이 많아 자동차 부품 교체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골프용품, 여행용품, 가정용 경비 시스템, 키오스크 등도 유망제품으로 꼽혔다. 김태호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올해 미국 경제는 변이 바이러스,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비해 유망품목 발굴과 현지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미국 시장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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