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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범죄 현장 누비고, 미세먼지 측정까지” 활용도 커지는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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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범죄 현장 누비고, 미세먼지 측정까지” 활용도 커지는 ‘드론’

입력
2022.01.19 2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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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재난·사고 현장에 투입 횟수 11배 증가

소방대원들이 산행 중 조난당한 사람을 드론으로 수색하는 모습. 소방청 제공

소방대원들이 산행 중 조난당한 사람을 드론으로 수색하는 모습. 소방청 제공

지난해 1월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건조한 겨울이라 산불이 크게 번질 수 있었지만 산림 0.03㏊ 면적만 태우고,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큰 불을 막는 데 1등 공신은 소방드론이었다. 드론에 장착된 열화상카메라 영상을 통해 화재 현장이 실시간으로 소방대원들에게 전달되면서, 어두운 밤 시간에 불이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지난해 1월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발생한 원인미상 화재 현장을 드론이 열화상 카메라로 담은 모습.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해 1월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발생한 원인미상 화재 현장을 드론이 열화상 카메라로 담은 모습.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

사고나 재난 현장에 드론 투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구조대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잠시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외선 카메라와 열감지 센서, 레이더 등을 탑재한 드론이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현장에 투입되면서 활용가치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19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드론은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각종 사고 현장에 4,782회 투입됐다. 2017년 199회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약 11배 증가한 2,169회로 집계됐다. 활동 유형별은 구조ㆍ수색용도가 3,172회로 가장 많고, 화재현장 출동은 1,610회였다.

2017~2021년 소방 드론 활동 실적. 한국일보

2017~2021년 소방 드론 활동 실적. 한국일보

출동 횟수가 증가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지난 11일 신축 공사 중 외벽이 붕괴된 광주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사고 현장에도 드론 4대가 투입돼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 장소가 지상 23~38층에 달하고, 인접한 145m 대형 타워크레인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소방당국은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드론으로 위기 상황을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0년 8월 금강이 범람하면서 충북 영동군 양산면의 한 마을이 침수됐을 당시, 마을에 고립돼 있던 A(10)군은 천식으로 호흡곤란이 심해졌지만, 병원에 갈 수 없었다. 이때, 드론구조대 소속 박국진(39) 소방장이 드론으로 약품을 전달하는 것을 제안했고, 기관지 확장제를 매단 드론이 1.6㎞를 날아가 A군 부모에게 약을 전달해 위기를 넘겼다.

2020년 8월 충북 영동 수해 현장에서 천식으로 호흡곤란을 겪은 어린이에게 '기관지확장제'를 전달해준 드론. 충북소방본부 제공

2020년 8월 충북 영동 수해 현장에서 천식으로 호흡곤란을 겪은 어린이에게 '기관지확장제'를 전달해준 드론. 충북소방본부 제공

드론 활용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관리에 드론이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인 지난달부터 오는 3월까지 4개월간 드론에 측정장치를 달아 미세먼지 집중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드론은 산업단지와 사업장 밀집지역을 날아다니며 미세먼지 배출 수치를 점검하고, 현장 모습을 영상으로 담는다. 영상을 통해 미세먼지 방지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업체와 무허가 시설에 대한 단속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드론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소방청은 광범위하고 복합적인 재난 대응 차원에서 드론과 관련 전문인력 보강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소방청이 보유한 드론은 총 304대, 드론 조종 자격증을 갖춘 소방대원의 경우 1,860명이다. 이 중 실기평가지도 자격증까지 갖춘 ‘드론 전문가’ 21명도 배치돼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드론은 재난현장에서 영상정보를 수집, 산악ㆍ수난 사고 시 인명수색·구조활동, 유독가스·폭발사고 시 대원안전 확보 등에 활용된다”며 “향후 화재진압, 인명구조 등에도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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