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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쉬어도 넉달간 최대 500만원 ... 상병수당, 어떻게 얼마나 지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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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쉬어도 넉달간 최대 500만원 ... 상병수당, 어떻게 얼마나 지급하나

입력
2022.01.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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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통해 6개 지자체 시범도입
대기기간, 보장기간 설정 시험
"유급병가 함께 적용해야 실효성"
2조원 안팎 재원 마련 방안도 필요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부실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평등끝장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부실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몸이 아파 일을 하지 못해도 소득의 일정 부분을 지급해주는 상병수당 제도의 최종 도입시기가 2025년 하반기로 설정됐다. 올 하반기부터 다양한 모델을 실험해 정책 효과를 실증적으로 확인한 뒤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 데 3년의 시간을 투자키로 한 셈이다.

오는 7월부터 1년간은 1단계 시험사업 기간이다. 이 기간의 목표는 '질병 보장범위별 정책 효과 분석'이다. 모든 질병에 대해 모두 보상해줄 순 없으니 어떤 질병에 어느 수준으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좋은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1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공모를 통해 선정된 6개 시·군·구에 거주하는 취업자 260만 명을 대상으로 실험에 돌입한다.

대기기간 3, 7, 14일... 무슨 차이가 있나

1단계에서는 대기기간에 따라 3가지 모델을 시험대에 올린다. 대기기간은 상병수당 수혜자로 판정받기 위해 채워야 하는 기간인데, 무조건 쉬고 돈을 받아가는 제도 오남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해외의 경우 3~42일로 다양한데, 장기치료자에게 집중하고자 하는 나라는 대기기간을 길게, 되도록 많은 근로자들에게 혜택을 주려는 국가는 짧게 설정해뒀다.

우리는 일단 대기기간을 7일과 14일로 나뒀다. 대기기간에 따라 각각의 보장 기간도 최대 90일과 120일로 나눴다. 전치 3주의 골절상을 입은 택배기사 A씨는 1주간의 대기 기간을 마치고 8일째부터는 수당을 받을 수 있다. 3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을 발견한 직원은 2주간 대기하면 더 긴 시간 동안 수당을 받게 되는 것이다.

대신 질병으로 인한 입원의 경우 대기기간을 3일로 줄인다. 입원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하니 수당을 빨리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대상포진으로 7일 입원한 뒤 2번의 외래 진료를 받은 사람은 6일(입원 4일+외래 2일)만큼의 상병수당을 받는다.

단 1단계 시범사업에서는 3가지 유형 모두 하루에 4만3,960원(2022년 최저임금의 60%)씩, 최대 120일 동안 527만5,200원까지만 주는 '정액' 지급방식을 택했다. 정책 효과 분석을 위해서다. 내년 7월 시행될 2단계 시험사업부터는 소득 기여액 등을 감안한 '정률' 지급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신동준 기자

신동준 기자


"유급병가 제공 환경 조성 병행돼야 성공"

2022 대선유권자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부실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022 대선유권자 네트워크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부실한 상병수당 시범사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상병수당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유급병가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급병가 기간 동안 대기 기간을 채우고, 그 뒤 상병수당을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제도 도입의 정신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미국을 제외하고 상병수당을 지급 중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은 대부분 법정 유급병가 기간과 대기기간이 동일하게 설계돼있다.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병수당은 질병으로 어쩔 수 없이 근로활동을 중단해야 할 때 소득 일부를 보전해줘서 쉴 권리를 보장하자는 제도"라며 "고용주의 유급병가 제공이나 유급병가의 제도화가 이뤄진다면 제도의 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상병수당을 뒷받침할 돈을 마련하는 문제가 남는다. 해외의 경우 각국의 사정에 따라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에서 지출하기도 하고, 별도의 재원을 따로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김인아 한양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교실 교수는 “상병수당에 소요될 재원이 2조 원쯤으로 예상되는데, 3년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누구에게 어떻게 지급할지를 정한 뒤 이 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론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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