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한 연인 8일 지나 사망… "인과관계 증명 안 돼" 징역 10월

외도 의심해 연인 폭행 치사 기소
"폭행과 사망의 연관성 증명 안 돼"

게티이미지뱅크

외도를 의심해 연인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2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피해 여성은 폭행을 당한 지 8일 만에 사망했는데, 재판부는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 조은래 김용하 정총령)는 폭행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51)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7월 9~16일 연인 관계이던 여성 B(당시 49세)씨를 세 차례에 걸쳐 손과 발로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마지막 폭행을 당한 지 8일 뒤 사망했다.

검찰은 A씨가 B씨를 폭행한 끝에 사망하게 한 것으로 보고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으나, 1·2심에선 이를 인정하지 않고 치상 혐의만 유죄로 봤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폭행 때문에 B씨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3차 폭행으로부터 약 7일 동안 피해자에게 통상적인 경막하출혈 증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사망 전날에도 술이 만취한 상태에서 폭행 외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