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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선거참모·촛불... 대선 앞두고 극장가에 정치 영화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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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선거참모·촛불... 대선 앞두고 극장가에 정치 영화 봇물

입력
2022.01.19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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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김대중 전 대통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치 뉴스나 선거 운동 현장이 아닌 요즘 극장가에서 자꾸 회자되는 이름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 소재 영화들이 속속 개봉을 준비하면서다.

정치를 다루는 영화들 가운데서 가장 주목받는 영화는 이선균 설경구 주연의 ‘킹메이커’(26일 개봉)다.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대통령을 만드는 선거 참모 이야기다. 당시 연임 중이었던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신민당 대선후보가 맞붙었던 1971년을 배경으로 김대중 선거 캠프의 ‘그림자 참모’였던 고 엄창록씨의 실제 이야기를 극화했다.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는 듯 극 중 인물은 모두 가상의 캐릭터로 그려진다. 설경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김운범 역을, 이선균은 엄창록에 해당하는 서창대 역을 연기한다. 선거 참모가 주인공이다 보니 영화는 정치적 대의를 전하기보다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안하는 다양한 묘수와 진영 내부의 복잡한 정치공학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선한 목적을 위해 올바르지 않은 수단을 쓰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묻는다.

50년 전 선거에서 실제 쓰였던 전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극적인 카타르시스가 크지 않고 주인공 서창대에 대한 묘사가 충분치 않아 흡인력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다. 영화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읽다가 몇 줄 짧게 적힌 한 남자에 호기심을 가졌고 그(엄창록)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 역사적 배경을 두고 상상력을 붙여서 만든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블루필름웍스 제공

영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블루필름웍스 제공


‘킹메이커’ 개봉 이튿날엔 우연찮게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 공개된다. ‘킹메이커’의 배경이 되는 1971년 첫 대선 출마부터 1997년 당선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영화다. 선거 유세 중 당한 의문의 교통사고, 도쿄 중심 호텔가에서의 납치 사건, 내란음모죄 사형 선고 등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을 되짚는다.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인물은 주로 여권 인사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권노갑 전 의원, 유시민 전 이사장, 배우 문성근 등이 출연해 증언한다. 영화를 연출한 김진홍 감독은 “진보나 보수 특정 진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아니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꼭 이야기해야 하는 인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생각에 연출하게 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내달 10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나의 촛불’은 앞서 언급한 두 영화보다 현재 정치 상황과 좀 더 밀접하게 연결되는 영화다. 2016년 겨울부터 2017년 봄까지 탄핵 정국 속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인터뷰이로 나선 이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최순실 국정농단’을 폭로한 고영태씨를 비롯해 윤석열 후보, 심상정 후보, 유시민 전 이사장, 추미애 전 장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혜훈 전 의원, 안민석ㆍ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 등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인사들이 출연해 '촛불'을 이야기한다.

영화 '나의 촛불'. 리틀빅픽처스 제공

영화 '나의 촛불'. 리틀빅픽처스 제공

친여 성향으로 알려진 시사지 시사인 기자 출신 주진우씨와 배우 김의성이 공동 연출해 일각에서는 “정치적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는 영화가 대선 직전 개봉되는 건 적절하지 못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는 김의성은 “세계사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역사를 이뤄냈기 때문에 계속 기억돼야 한다는 생각에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보기로 했다"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한 목소리를 담으려 다양한 자료를 찾고 인터뷰이들을 구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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