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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66%·남성 57%가 1년에 한 번 이상 겪는 두통

입력
2022.01.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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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치료 가능해져

평소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두통이 지속되거나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두통 또는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평소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두통이 지속되거나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두통 또는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두통은 국내 여성의 66%, 남성의 57%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겪을 정도로 흔히다. 하지만 두통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드물다. 가까운 약국을 찾아 그때그때 통증을 가라앉히는 게 전부다.

그러나 평소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두통이 지속되거나 평소와는 다른 양상의 두통 또는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두통학회는 매일 매일의 두통 양상을 일기처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두통 일기’ 앱을 운영한다. 두통 유무와 유발 요인을 기록해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최선의 예방법과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조현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은 너무나도 많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고 많은 분이 걱정하는 뇌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두통 양상만으로 그 원인을 다 알기 어려운 만큼 조금이라도 뇌 질환이 의심된다면 적절한 검사가 필수적”이라며 “두통이 보내는 위험 신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원인 모르는 ‘1차성 두통’, 방치 시 만성 악화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스트레스나 과로,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두통은 ‘1차성 두통’과 ‘2차성 두통’으로 나눈다. 1차성 두통은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다. 대부분의 두통 환자가 여기에 속한다.

스트레스,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 등으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긴장형 두통’을 비롯해 ‘쿵쾅쿵쾅 울린다’ ‘깨질 것 같다’ 등으로 표현되는 ‘편두통’,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군발(群發)두통’ 등을 포함한다.

조현지 교수는 “1차성 두통은 대부분 만성 두통으로 악화하는데 상당수 환자가 이에 해당한다”며 “이 환자는 두통에 대한 경각심 없이 병원 진료를 등한시하거나 약을 통한 일시적 해결로 수년 이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갑자기 극심한 두통 생기면 즉시 응급실 찾아야

위험한 두통은 2차성 두통이다. 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감염성 질환이나 약물, 알코올 등 특정 물질에 의한 경우를 포함한다. 이때 두통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과거에 경험한 적이 없는 두통이 갑자기 생기거나 어린이, 중년 성인, 암 환자, 항응고제나 면역억제제 사용 환자, 임신부에게 새로 두통이 발생했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또 기침, 운동, 성행위 시 갑자기 두통이 발생하거나, 누웠을 때보다 서 있을 때 악화하는 두통도 의심해야 한다.

더불어 △두통이 며칠이나 몇 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거나 양상이 이전과 다르게 바뀌거나 △진통제를 복용해도 호전이 없거나 △구역·구토, 의식 소실이나 뇌전증 발작이 두통과 동반하거나 △두통이 발생한 반대쪽 신체에 마비,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나거나 △50세 이후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되거나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 때에도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특히 갑자기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두통이 느껴진다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증상일 수 있다.

조현지 교수는 “일반적으로 1차성 두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2차성 두통은 그렇지 않다”며 “아무런 이유 없이 두통이 지속한다면 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두통이 뇌출혈ㆍ뇌종양 등 뇌 질환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면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 교수는 “가벼운 두통이라고 생각하고 진통제를 오ㆍ남용할 때도 많아 환자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는 반드시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 줄이고 커피·홍차 등 카페인 음식 피해야

두통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스 완화, 수면 조절, 운동 요법이 도움될 수 있다. 특히 편두통은 특정 유발 요인이 있을 때가 많아 원인 인자를 잘 파악하고 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군발두통은 흡연자에서 많이 발생하고 술을 조금만 마셔도 두통이 발생하므로 금연과 금주가 필수다.

생활 속에서 두통을 느낄 때는 커피, 홍차,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많은 음식은 피한다. 글루탄산염(MSG)이 다량 첨가된 인스턴트 식품이나 육가공품도 피해야 한다.

치즈, 초콜릿, 양파, 적포도주, 호두, 바나나, 콩, 파인애플 등에 함유된 아민 성분도 두통 환자에게는 피해야 할 음식이다. 다만 이들 식품이 모든 두통 환자에게 일관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두통 유발 요인이 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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