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거주비 전액 파격 지원
'부르면 달려오는' 안심셔틀도 확대
육아 책임지는 '커뮤니티 센터' 조성
날이 갈수록 커지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그 중 도시와 농산어촌의 교육격차도 지역소멸을 부르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찾아 아이들이 하나, 둘 떠나 문을 닫는 학교가 전국에서 속출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때 지역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학교가 사라지면서 지역소멸에 더욱 속도가 붙는 모양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원 화천군은 올해도 지역인재 육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영유아에서 대학생까지 세심한 지원이 돋보인다.
화천군 인재육성재단은 올해 1학기 '지역인재 지원 대상자'를 선발한다고 19일 밝혔다. 모집 기간은 다음달 21일부터 3월 4일까지다. 학생의 부모 또는 실질적인 보호자가 화천에 3년 이상 거주했을 경우 지원할 수 있다.
"가정의 소득에 따른 지원 제한은 없으며 대학 재학기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는 게 화천군의 얘기다. 다만 신입생의 경우 첫 학기는 성적기준이 없지만, 재학생은 평점 2.5(4.5점 만점)를 넘어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입생과 재학생 모두에게 한 달 50만 원의 거주비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학자금 융자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될 수준의 지원인 셈이다. 화천군은 해외 대학 진학자도 학비와 체류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고교 신입생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군은 "중학교 3학년 성적이 교내 5% 이내인 학생이 화천지역 고교로 진학 시 지원금 100만 원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과정이 무상임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의 지원이다. 최문순 군수는 "사람이 곧 화천의 미래 경쟁력"이라며 "학생들이 경제적 걱정 없이 학업에만 집중하며 꿈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육복지 시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군이 지원하는 외국어 아카데미 수강 대상이 올해부터 중학교 1학년으로 확대된다.
앞서 화천군은 지난해까지 만 5살에서 7살까지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외국어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어학 교육은 수도권 등 도시에 비해 가장 취약했던 분야다. 이에 군은 영어회화를 비롯해 영미문화체험수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 100명이 인증시험(JET·Junior English Test)에서 급수를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지난해 10월 마지막 날 핼러윈(Halloween) 데이엔 고스트 풍선을 만들고,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의 유래를 살펴보는 등 영어문화권을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대도시 어학원이나 고급 영어유치원에서 비싼 돈을 내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체험한 것이다. 화천군은 올해 중국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초등학생의 택시 역할을 하는 '스마트 안심셔틀' 운영도 확대한다. 스마트 안심셔틀은 초등학생이 원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호출하면 노선과 시간에 관계없이 아이를 태우러 오는 서비스다. 원하는 승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경로를 변경해 운행하는 버스인 셈이다. 지난해 300명 가까운 초등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길을 지원한 이 버스는 우수 행정 혁신사례에 오르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부터 도서관과 체육시설 등 초등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노선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천군의 올해 목표는 지자체가 육아를 책임지는 복합커뮤니티 센터 건립이다. 국비 등 178억 원을 들여 화천초교 내 수영장 부지에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 규모로 상반기 완공 예정인 이곳엔 키즈카페와 초등 돌봄교실, 키즈 체육관, 공동 돌봄센터, 장난감 대여시설 등이 들어선다. 지자체가 직접 시설을 마련하고 전담 돌봄 인력을 고용해 운영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육아모델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최 군수는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내 고장 아이들이 도시지역 학생들과 적어도 대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해주기 위한 다양한 교육복지 시책을 마련했다"며 "영유아와 초등학교, 중고생을 모두 아우르는 프로그램 마련해 아이 기르기 좋은 지역을 발돋움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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