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800㎞ 밖에서도 '천둥소리'… 남태평양 해저화산 폭발로 美까지 쓰나미 경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800㎞ 밖에서도 '천둥소리'… 남태평양 해저화산 폭발로 美까지 쓰나미 경보

입력
2022.01.16 09:03
0 0

"하늘 검게 변하고 화산재 떨어져"
미국에서도 최대 80㎝ 파도 관측

일본 기상위성이 촬영한 통가 인근 해저 화산 분출 모습. 일본 국립정보통신연구소·AFP 연합뉴스

일본 기상위성이 촬영한 통가 인근 해저 화산 분출 모습. 일본 국립정보통신연구소·AFP 연합뉴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에서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서 인근 섬나라뿐 아니라 미국 서부 해안과 호주 동부 해안 등에 줄줄이 쓰나미(해일) 경보가 발령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5시26분(현지시간) 통가 수도 노쿠알로파 북쪽 65㎞ 해역에서 해저화산이 폭발했다. 당시 굉음은 800㎞ 떨어진 피지에서도 큰 천둥소리처럼 들릴 정도다. 최소 8분간 이어진 폭발로 가스와 재 등 분출물이 수㎞ 상공까지 올라갔다.

인구 10만5,000여명의 통가 당국은 전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국왕 역시 왕궁을 떠나 안전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땅과 집이 흔들리면서 근처에서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며 “몇 분 뒤 물이 집으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말했다. “어디서나 비명소리가 들렸다”거나 “하늘이 온통 검게 변하고 화산재가 떨어졌다”는 목격담도 잇따른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거대한 해일이 인근 마을을 덮치거나, 시커먼 화산재가 푸른 태평양 위로 버섯처럼 피어 오르는 영상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오후 6시40분쯤 모든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서 부상 등 자세한 피해 소식은 아직까지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국가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피지와 바누아투, 뉴질랜드, 미국령 사모아 등 남태평양 국가들은 해수면 변동과 강한 해류에 따른 위험을 우려해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뉴질랜드 기상청은 이번 분출로 발생한 쓰나미가 2,500㎞ 떨어진 곳에서도 관측됐다고 전했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의 한 해안가 상점이 물에 잠겨있다. 산타크루즈=AP 연합뉴스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크루즈의 한 해안가 상점이 물에 잠겨있다. 산타크루즈=AP 연합뉴스

해저화산 폭발 여파는 미국까지 번졌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서부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 하와이주(州)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NWS는 “파도 높이는 60㎝에 이를 것”이라며 “강한 이안류(역파도)가 형성되고 해변이 범람할 수 있는 만큼 해변과 항구, 정박지에서 벗어나라”고 경고했다. 실제 하와이주에서는 카우아이 등 일부 지역에서 50~80㎝ 높이의 파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번 쓰나미는 최근 서부 해안에서 관측된 파고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는 게 CNN방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 남부 전역의 해변과 부두는 폐쇄됐다. 주민들도 보트를 항구에 묶고 대피에 나섰다. 일단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 보고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섬 전체에 경미한 범람만 있었다는 점에 안도한다”고 말했고, 하와이 비상관리 당국은 “해일 또는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분출한 해저화산은 지난달 20일 활성화됐다가 이달 11일 다시 휴화산으로 지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은 현지에서도 수십 년 만에 나타난 이례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화산학자 셰인 크로닌 교수는 영국 BBC방송에 “지난 30년간 통가에서 가장 큰 폭발 중 하나이자 적어도 10여년간 가장 의미 있는 분화 중 하나”라며 “가장 놀라운 점은 빠르고 격렬하게 분출했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화산재가 더 많이, 더 넓게 퍼지면서 통가 현지에 수㎝의 화산재가 쌓였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허경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