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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가 경매에 나왔다... '재정난' 간송미술관 2점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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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가 경매에 나왔다... '재정난' 간송미술관 2점 내놔

입력
2022.01.14 15:38
수정
2022.01.14 16: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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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경매는 처음

국보 '금동삼존불감'. 케이옥션 제공

국보 '금동삼존불감'. 케이옥션 제공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2점이 경매에 나온다.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가 경매에 출품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케이옥션은 27일 열리는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 국보 '금동삼존불감(金銅三尊佛龕)'과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癸未銘金銅三尊佛立像)'이 출품된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보물을 경매에 내놓은 적 있는 간송미술관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운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국보 2점의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입장문을 냈다.

국보·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의 경우 국가 소유면 사고팔 수 없지만 개인 재산인 경우 매매가 가능하다. 단 국외에 반출하지 않고 문화재청에 소유자 변경 신고를 하는 조건이다. 2012년 케이옥션 경매에서 보물인 서화첩 '퇴우이선생진적첩'이 34억 원에 팔렸고, 2015년 서울옥션에서 보물 '청량산괘불탱'이 35억2,000만 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이번 경합이 이뤄지면 문화재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경매 시작가는 '금동삼존불감'은 28억~40억 원,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32억~45억 원으로 예상된다. 국립중앙박물관도 국보인 만큼 경매 참여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송미술관은 2020년 5월 소장 보물인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을 케이옥션 경매에 낸 적이 있다. 두 점 모두 유찰됐고,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약 30억 원에 사들였다. 당시 간송미술관은 "재정적인 압박으로 불교 관련 유물은 매각하고 서화와 도자, 전적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케이옥션 제공

국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케이옥션 제공

이번 경매에 나온 '금동삼존불감'은 국보 제73호로, 11~12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찰 내부 불전을 축소한 형태로 18㎝ 높이다. 국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17.7㎝로 563년 만들어졌다. 이 작품 광배의 뒷면에 '계미년 11월 정일, 보화라는 이가 돌아가신 아버지 조귀인을 위해 만들다(癸未十一月丁日寶華爲亡父趙貴人造)'라고 새겨져 있어 정확한 조성 연대를 알 수 있다. 6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호신불로 유행했다고 한다.

간송미술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구조조정을 위한 소장품의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다시 할 수밖에 없어 송구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공익적 성격을 강화하려 재단을 설립한 이후 대중적 전시와 문화 사업들을 병행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운영비용이 발생해 재정적 압박이 커졌다"며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문화예술계의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간송의 운영 부담도 더욱 가중됐다"고 덧붙였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에 중요한 문화재를 대거 수집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킨 사업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 사립미술관이다. 국보 훈민정음과 신윤복의 미인도 등 문화재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경매는 2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경매장에서 진행된다. 15일부터 경매장에서 무료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국보 2점의 경우 별도로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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