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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새 이자부담 10조 급증… 변동금리 쏠렸던 기업, 영끌족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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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새 이자부담 10조 급증… 변동금리 쏠렸던 기업, 영끌족 '초비상'

입력
2022.01.14 19: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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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0.25%p 인상 시 이자부담 3조 증가
코로나 대출만기 연장도 올 3월 종료
취약계층 연쇄 부담 불가피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세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이자상환 부담 압박이 커졌다. 사진은 이달 3일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세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이자상환 부담 압박이 커졌다. 사진은 이달 3일 서울의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인상하고 추가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연 5% 선을 넘어선 은행권 대출금리는 조만간 6%대에 진입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변동금리 대출이 전체 부채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영끌족’과 영세기업 모두에 비상이 걸렸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때 전체 가계의 이자부담은 연간 3조2,000억 원 증가한다. 대출자 1인당 평균 16만1,000원가량이다. 한은이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걸 감안하면, 불과 5개월 사이 늘어난 가계의 이자부담은 9조6,000억 원(1인당 평균 48만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상황(가계대출 1,845조 원, 변동금리 비중 73.6%)에 기반한 계산인데, 그 이후 가계대출 규모와 변동금리 비중이 더 높아져(지난해 11월 예금은행 잔액 기준 75.5%·신규취급액 기준 82.3%) 실제 대출자의 체감 이자부담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이주열 총재가 시사한 대로 향후 기준금리가 두세 차례 더 오를 경우, 이미 5%대를 넘어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조만간 6%대에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현재 KB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3.57~5.07% 사이다. 은행채 5년물에 연동된 혼합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지난10일 5.55%까지 상승해 6%대를 향하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신용 1등급 기준 3.44~4.73%)도 곧 5%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부담도 커졌다. 1,060조 원대 은행권 기업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11월 67%다. 특히 코로나19로 시행 중인 중기·소상공인 대상 대출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등 조치(261조 원 규모)가 올해 3월 종료될 예정이어서 그간 이자상환 부담을 피하던 영세 사업자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예적금 금리 즉각 반영... 고정금리 문의도 증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시중은행들은 즉각 예적금 금리를 따라 올렸다. 신한은행은 오는 17일부터 정기예금과 적립식 예금(적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한다. 우리은행도 17일부터 18개 정기예금과 20개 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자, 대출자들의 고정금리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인 적격대출은 연초부터 대부분 동난 상태다. 우리은행은 판매 하루 만에 1월 한도가 모두 소진됐고, NH농협은행에서는 영업 이틀 만에 1분기 한도 접수가 마감됐다. 하나은행 역시 판매 하루 만에 1분기 한도의 15%에 해당하는 신청이 들어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아직까지 대환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신규 대출자 중에는 고정금리를 택하는 차주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충격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금리 상승 국면 진입이 금융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면서, 부채관리를 강화하고 취약경로를 보완하겠다”며 “금리 상승 충격을 줄이도록 고정금리 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금리 인하 요구권 활성화, 신용회복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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