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개인적 금품 취득 위해 범행" 인정
경찰 "가족·회사 등 추가 공범 여부 수사"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 직원 이모(45)씨가 자신의 단독 범행을 인정했다. 당초 이씨 측은 '회사 윗선'의 지시를 받아 범행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4일 "이씨가 경찰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금품을 취득하기 위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씨의 변호인은 이씨가 체포된 다음날인 이달 6일 취재진에 "(이씨가) 직책(재무관리팀장)이 있는 분인데 혼자 (횡령을) 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모든 부분을 개인 일탈로 볼 수는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회사 입장을 반박하려는 발언이었다. 이씨 또한 경찰 수사 초반에 횡령금으로 구입한 금괴의 절반가량을 회사 최규옥 회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입장을 바꿔 단독 범행을 인정하면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씨의 횡령과 자산 은닉 과정에 이씨의 가족과 회사 직원들이 관여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이어 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 공모 여부 확인과 회사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통해 추가 공범 가능성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과 범죄수익은닉규제및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남색 오리털 점퍼와 검정색 바지를 입고 강서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나" "혐의 인정하나" "PDF 편집 조작 윗선 지시 진술했는데 사실인가" "아버지 소식이 진술 번복에 영향을 미쳤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호송 차량에 탑승했다.
범죄수익 은닉 공범 의혹을 받던 이씨의 아버지는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다음날인 이달 11일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의 아내와 여동생, 처제 부부 등 가족 4명을 업무상 횡령이나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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