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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순정’은 성능 떨어진다? 공정위, 현대차 부당광고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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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순정’은 성능 떨어진다? 공정위, 현대차 부당광고에 ‘경고’

입력
2022.01.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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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부품보다 품질 떨어진다는 실증 없어
'전문영역' 부품에 대한 소비자 선택 방해 우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참여연대가 2019년 9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정부품 표시광고 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참여연대가 2019년 9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정부품 표시광고 행위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 제공

자동차 취급 설명서에 ‘순정부품을 사용해야만 안전하다’고 표시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문구를 본 소비자가 ‘비순정’부품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해 상대적으로 비싼 순정부품 사용을 유도한 ‘거짓·과장 표시’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자사 순정부품인 주문자 상표 생산(OEM) 부품과 그 외의 비순정부품 품질, 성능에 대해 부당하게 표시한 현대차와 기아에 경고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두 회사는 2012년 9월~2020년 6월 그랜저, 제네시스, 카니발 등 자사 차량 취급설명서에 “순정부품을 사용해야만 안전하고, 최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비순정부품 사용은 차량 성능 저하와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등의 문구를 썼다.

공정위는 이 같은 표시가 순정부품이 아닌 모든 부품의 품질이나 성능이 떨어져 사용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순정부품 중에서도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성능을 인증받은 규격품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순정부품과 비교해 품질이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객관적 실증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은 전문적인 영역이라는 점, 소비자는 사업자가 제공한 취급설명서 내용을 신뢰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거짓·과장 표시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는 공정위의 판단이다.

두 회사의 순정 부품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공급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의 순정부품 구매를 유도해 그룹의 이익으로도 이어졌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2019년 현대차, 기아의 이 같은 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브레이크 패드, 항균필터 등 6개 종류의 순정부품 가격이 비순정 규격품과 비교해 1.3~4.1배 더 비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공정위는 별도의 시정명령 대신 경고 조치로 제재를 갈음했다. 공정위는 “2000년대 초 수입산 가짜 부품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소비자에게 비순정부품 사용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기 위해 이 같은 표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다른 사업자들도 유사한 표시를 사용하고 있으며, 2018년 11월 이후 출시된 차종 설명서에는 해당 표시를 삭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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