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낮은 지지율 출발
최근 지지율 안정적 상승
전례와 다른 기시다 지지율 곡선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수그러든 가운데 첫 고비였던 중의원 선거에서 사실상 대승을 거두고, 이후 ‘듣는 힘’을 강조하며 주요 정책을 여론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 행보가 지지율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NHK 방송이 지난 8~11일 1,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을 ‘지지한다’는 비율은 전월보다 7%포인트 오른 57%에 달해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각 지지율은 10월 출범 당시 49%로 낮은 편에 속했으나 세 달 동안 긍정적으로 바뀐 셈이다. 최근 공개된 니혼게이자이신문이나 TBS 계열 JNN의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60%대를 기록, 50%대였던 출범 당시보다 상승했다. 내각 지지율과 함께 자민당 지지율도 상승한 반면 야당 지지율은 대체로 하락해, 올해 7월 참의원 선거 전망도 밝아졌다.
지지율 상승 배경 "아베, 스가 정권과 달리 여론 반응에 빠르게 반응"
내각 지지율은 취임 직후가 가장 높고 이후 하락세가 일반적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역시 취임 직후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으나,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고 도쿄올림픽 강행 과정에서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해 빠르게 추락했다. 반대로 기시다 내각은 취임 초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점차 상승해 50~60%대의 안정적인 수준이 됐다.
이런 현상과 관련, 민영방송 TBS는 “아베나 스가 정권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 같다”며 “여론 또는 야당의 반응을 보고 즉시 정책을 바꾸는 빠른 변신이 기시다 정권의 큰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듣는 힘’을 내세우며 유연한 대응을 강조하는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상황이 변화하면 주저하지 않고 대응하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대표적으로 18세 이하 1인당 10만 엔을 지급하는 정책의 경우, 애초 5만 엔은 쿠폰으로 지급하기로 했으나 행정 비용이 많이 든다는 야당의 비판이 나오자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도 된다”고 바꿨다. 오미크론 변이 유입을 막기 위해 11월 말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쓴 것도 항상 ‘뒷북 대책’이란 비판에 몰린 스가 내각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대처가 앞으로 평가 좌우할 변수
하지만 지지율 상승에 안심하긴 이르다. 어차피 취임 후 100일간은 유권자도 미디어도 비판을 자제해 ‘허니문’ 기간으로 불린다. 특히 올 들어 급속도로 재확산되는 감염에 대한 대처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기시다 내각을 평가하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다. 지난해 여름 ‘5차 대유행’ 때는 자택요양 중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스가 전 총리는 스스로 물러나기까지 했다. 기시다 내각은 이때를 교훈 삼아 자택요양 감염자 관리와 치료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3차 접종률이 0.7%에 그쳐 오미크론 감염이 빠르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
당내 기반도 불안 요소다. 최대 파벌의 수장인 아베 전 총리는 기시다 총리가 내세운 ‘새로운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대만 유사시’를 가정한 중국 자극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 조언을 구해 배려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도 실제론 2, 3위 파벌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을 훨씬 자주 만난다. 12일 아사히신문 집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최근 3달간 모테기 간사장과 20회, 아소 부총재와 11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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