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성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차질
톈진 도요타·폭스바겐도 일시 가동 중단
다음 달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초강력 방역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발(發) 공급망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에 제조 기지를 둔 글로벌 기업들은 막대한 생산 차질을 빚고 있고, 나라와 나라를 오가는 물류도 막히는 조짐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된 봉쇄 조치로 생산량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당국이 주민들의 외출을 제한해 직원들이 출근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물량 10%를 담당한다. 역시 시안에 공장을 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인력 감소로 D램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심각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더 악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톈진 상황도 심상치 않다. 이곳에서 합작 공장을 운영하는 도요타는 10, 11일 이틀간 아예 공장 문을 닫았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2명이 발생한 뒤 시민 1,400만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 명령이 떨어진 탓이다. 폭스바겐도 톈진 공장을 일시 폐쇄했다. 톈진에 항공기 조립 공장을 둔 에어버스는 아직 공급 차질은 없다면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지난 2년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키, 아디다스, 유니클로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선저우인터내셔널 그룹은 이달 3일부터 저장성 닝보 공장 일부를 폐쇄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조립 시설인 폭스콘이 위치한 허난성 정저우도 시민 550만 명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WSJ는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무관용 정책을 유지해 중국 경제에 혼란이 계속된다면 결국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 컨설팅회사 러셀그룹은 세계 3대 무역항 중 하나인 닝보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필수 무역이 1주일 중단되면 의류(1억2,500만 달러), 집적회로(IC) 기판(2억3,600만 달러)를 포함해 40억 달러(약 4조7,700억 원) 규모 무역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닝보항은 지난해 8월에도 확진자 단 1명이 나오자 즉시 2주간 폐쇄됐다. 이번에 톈진, 시안 등에서 봉쇄가 길어질 경우 닝보항은 또다시 마비된다.
HSBC 아시아 경제 연구 공동책임자인 프레더릭 뉴먼은 “오미크론 변이가 공급망 병목 현상을 크게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이 세계 공급망에 차지하는 역할이 더 커진 상태라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