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째를 맞는 젊은 리베로 박경민(23·현대캐피탈)이 팀 주전을 넘어 리그 최고의 리시브-디그 만능 리베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입단(전체 4순위)한 직후인 지난 시즌에도 리시브효율 43.02%(5위)로 좋았지만, 올 시즌엔 55.4%를 찍으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2위인 팀 동료이자 데뷔 동기인 김선호(23ㆍ43.1%)보다 무려 12%포인트 이상 안정적이다. 디그도 지난 시즌 세트당 2.24개에서 올 시즌 2.62개(1위)로 향상됐다. 당연히 수비 종합 리그 1위다.
박경민은 1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경기 전 상대 분석, 우리 블로커와의 약속 등도 중요하지만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비결을 털어놨다. 박경민의 활약과 함께 현대캐피탈은 11일 현재 팀 리시브 효율 1위(40.9%)를 질주 중이다. 2위 대한항공(34.3%)이나 3위 한국전력(32.1%)을 훌쩍 앞섰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박경민에 대해 “발이 빠른데다 배구 지능까지 높아서 낙구 지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 들어간다”고 호평했다.
현대캐피탈 리시브자료 = KOVO
리시브 효율 | 리시브 실책률 | |
---|---|---|
전광인 합류 전 (17경기 67세트) |
40.0% | 6.65% |
전광인 합류 후 (5경기 20세트) | 44.3% | 4.89% |
박경민은 “최근 사이드 리시버(레프트 공격수)들과 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김선호와의 호흡은 찰떡이다. 박경민은 “선호와는 고교 때부터 청소년 대표팀 등에서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췄다. 특별히 사인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느낌만으로도 잘 맞는다”고 했다. 여기에 지난달 26일 경기(OK금융그룹전)부터 레프트 공격수 전광인이 제대 후 리시브라인에 합류하면서 더욱 안정됐다. KOVO에 따르면, 전광인 합류 전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효율은 40.0%였는데, 합류 이후 5경기(20세트)에서는 44.3%로 좋아졌다. 리시브 실책률 역시 6.65%에서 4.89%로 낮아졌다.
그런데 처음엔 전광인의 합류가 무척 어색하고 합도 안 맞았다고 한다. 박경민은 “(전광인이) 선배다 보니 함부로 말하기도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 광인이 형이 방으로 부르더니 ‘괜찮으니까 네가 먼저 얘기해도 된다’고 말했다”면서 “그 이후론 내가 (리시브 라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웃었다.
리베로 중에는 리시브 혹은 디그 중 한 부문에만 특화된 선수도 있다. 그래서 일부 팀에선 공·수 상황에 따라 리베로끼리 교체하는 ‘더블 리베로’ 체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박경민은 그러나 두 부문 모두 발군이다. 최 감독도 “경민이는 리시브와 디그 둘 다 탁월하다”라고 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리시브에서 조금 힘들었던 건 상대가 어떤 서브를 구사하는지 적응하는 단계였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작년 경험을 토대로 올해 리시브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근엔 팔꿈치 보호대에 구멍이 난 모습이 중계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다이빙 수비가 잦아서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박경민은 “넘어지면서 수비할때 바닥에 쓸리면서 보호대가 찢어진다. 시즌 중엔 보통 한달에 한번 바꾼다”면서 “배송을 시켰는데 늦게 배달되는 바람에 일단 구멍난 것을 착용하고 출전했었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경민은 수비 1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수비 순위가 떨어진다고 해도 부담스럽진 않다”면서도 “하지만 당연히 1위 욕심은 난다. 시즌이 끝날 때 1위로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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