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축에 휘청인 국내 증시
카카오 10만 원 무너져
"변동성 극심, 2700 열어 둬야"
10일 코스피가 1% 가까이 하락하며 2,930선을 내줬다. 미국의 긴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에 대형 기술주 주가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새해 들어 연일 매도 물량을 토해내고 있는 기관을 중심으로 수급 악화가 지속되면서, 연초 증시가 호황을 맞는 '1월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 급락... '어닝쇼크' 화장품株 쇼크
이날 코스피는 0.95% 내린 2,926.72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1.49% 하락하며 980.38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연일 순매도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기관은 이날도 코스피에서만 5,000억 원을 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1월 기관이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규모만 4조2,000억 원에 달한다.
시가총액 10위권 내 종목들이 일제히 내렸다. SK하이닉스(-1.97%), LG전자(-5.45%) 등 반도체 및 IT가전 대형주가 약세를 보인 한편, 지난해 이후 주가가 탄탄대로를 걸으며 '국민주'로 등극했던 카카오는 3.4% 하락한 9만6,6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실적 부진 전망과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도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3.26%), 카카오뱅크(-7.09%) 등 카카오그룹주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증발한 카카오그룹(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시총만 약 16조 원에 달한다. 중국 소비 부진으로 인한 실적 쇼크 전망에 LG생활건강(-13.41%), 아모레퍼시픽(-5.3%) 등의 낙폭도 컸다.
"막 내린 유동성 시대... 투심 냉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글로벌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연준의 조기 긴축 시그널에 미 국채금리가 1.7%선을 넘기며 상승 흐름을 이어 가고 있고, 이는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미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올해 들어서만 5% 가까이 하락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증시가 강세장을 연출할 수 있었던 건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었다"며 "유동성 축소 시대에 돌입하기로 한 이상 증시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는 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사라지는 1월 효과... "주가 2700까지 열어 둬야"
오는 27일 코스피 데뷔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분위기다.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대규모 매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대형주들의 낙폭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얘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8~1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27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이에 연초 거래량이 증가해 주가가 상승하는 '1월 효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선 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 두는 분위기다. 연준의 긴축 부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은 "코스피가 2018년 미국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국면에서 20%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2,700∼2,800대까지 하락 위험이 있다"고 했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연준의 긴축 우려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1월 코스피 밴드를 2,800~3,050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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