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중 9명 어린이, 63명은 부상
3층서 화재, 유독가스 삽시간에 퍼지고
평소 잦은 거짓 경보음도 피해 키워
피해자 대부분 최하층 서민들 "비극"
미국 뉴욕시의 오래된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큰불로 19명이 사망했다. 전기 히터에서 발생한 불이 유독가스를 뿜으며 삽시간에 퍼진 데다 평소 잦았던 경보기 오작동도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뉴욕 브롱크스에 위치한 19층짜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3층에서 시작된 불은 3분 만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화재는 발생 3시간이 지난 오후 1시쯤 가까스로 잡혔지만 어린이 9명을 포함 19명이 사망했다. 또 63명이 부상했고 이 가운데 32명은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니얼 니그로 뉴욕시 소방청장은 "대원들이 거의 모든 층에서 희생자를 발견했다"며 "다량의 유독가스로 인해 대부분 심정지나 호흡정지 상태였다"고 말했다.
화재는 이 아파트 3층 가정의 전기 히터에서 발생한 것으로 소방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집의 문이 열려 있던 탓에 유독가스를 품은 연기가 건물 전체로 빠르게 번지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빈번했던 경보기 오작동도 인명 피해를 키운 공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날 화재 발생 직후 아파트에는 경보음이 울렸지만 평소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려 주민들이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3층에 사는 캠벨은 "화재 경보기가 하루에도 5, 6번은 울려댔다"면서 "이날 경보음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전했다.
화재가 난 건물은 지어진 지 50년 가까이 된 낡은 아파트로, 총 120가구가 거주 중이다. 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과 아프리카 감비아 출신 이민자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왈드 펠리스 뉴욕시 의원은 NYT에 “피해자는 뉴요커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라며 "비극"이라고 개탄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피해 규모가 끔찍할 정도"라며 "최근 뉴욕에서 목격한 최악의 화재 사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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