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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 커지면 고혈압 환자, '고혈압성 뇌출혈’ 위험

입력
2022.01.09 17: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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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에 일교차가 커지면 고혈압 환자는 뇌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뉴스1

영하의 날씨에 일교차가 커지면 고혈압 환자는 뇌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뉴스1

겨울은 실내외 온도차가 커 하루에도 몇 번씩 몸이 추웠다 더웠다 하기를 반복한다. 이때 몸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특히 혈압 변화는 자칫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혈압은 온도와 상관관계가 높다. 온도가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최고) 혈압은 1.3㎜Hg, 확장기(최저) 혈압은 0.6㎜Hg 올라간다. 평소보다 기온이 10도 내려간다면 혈압은 13㎜Hg 상승한다는 뜻이다. 또 혈액이 진해지고 지질 함량이 높아지면서 혈액 흐름에 장애가 생기고 혈관을 막는 혈전까지 생길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김수중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우리 몸이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외부로 열이 발산되는 것을 막으려다 보니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면 심장에 무리가 가면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외부 온도 변화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고혈압으로 이미 약해져 있던 작은 혈관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돼 뇌출혈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혈압성 뇌출혈’이라고 한다.

최미선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고혈압성 뇌출혈의 30일 이내 사망률이 30~50%로 높은 편”이라며 “대부분 일상생활을 하다가 많이 발생하므로 두통ㆍ구역ㆍ구토ㆍ어눌한 말투ㆍ한쪽 팔다리 마비ㆍ시야 장애ㆍ점진적인 의식 저하 등 뇌출혈 의심 증상을 알아두고 이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 응급실로 가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출혈 위치와 출혈량에 따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최미선 교수는 “수술까지 할 정도가 아니라면 복용 중이던 항혈전제 중단, 고혈압제 투여를 통한 혈압 강하 등을 시행하며 출혈량이 많거나 뇌압이 상승해 사망 위험이 있으면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에는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외출할 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모자ㆍ목도리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새벽과 아침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혈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흡연ㆍ불안ㆍ근심ㆍ노여움ㆍ운동ㆍ자세ㆍ식사ㆍ계절ㆍ온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혈압을 측정할 때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3분 이상 안정을 취한 뒤 측정하고 최소한 30분 전에는 흡연ㆍ커피ㆍ식사ㆍ운동을 금한다. 반드시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뒤 팔을 책상 위에 놓고 심장 높이에서 측정한다. 몸과 마음이 가장 편한 상태에서 2분 간격으로 2번 이상을 재고, 진찰할 때도 2~3회 측정해 그 평균치를 얻고 날짜를 바꿔 몇 번 더 측정한 후에 진단한다.

또 아침과 저녁에 한 번 이상 같은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좋다. 혈압이 잘 조절될 때는 1주일에 3일 정도, 약을 바꾸는 시기라면 적어도 5일 동안 재야 한다. 아침에는 기상 뒤 1시간 이내, 소변 본 뒤, 고혈압 약을 먹기 전, 아침 식사 전이 좋다. 혈압을 잰 뒤에는 잰 시각과 심장이 1분 동안 뛴 횟수인 심장 박동 수도 함께 기록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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