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노르웨이 국립 오슬로대 교수
'파병 반대' 러시아 지식인 성명서 공유
러시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카자흐스탄에 '평화유지군'을 투입하기로 결정하자, 러시아 지식인들이 이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노자 노르웨이 국립 오슬로대 교수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 러시아 지식인 155명이 참여한 파병 반대 성명서를 공유했다. 그는 "파병이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 민중에 대한 국가적 범죄라는 사실을 명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명서에서 러시아 지식인들은 "①파병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민중에 대항하는 범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어 "②우리 국민이 신뢰를 잃은 카자흐스탄 정부를 위해 희생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③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카자흐스탄 국민이 러시아가 이끄는 제국주의 정책에 복무하게 돼 그들의 지위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식인들은 "④러시아 정부는 카자흐스탄의 부패한 권위주의 정부를 지원했기 때문에, 절대 '평화유지군'이 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들은 "⑤카자흐스탄 민중이 부패한 독재정권으로부터 벗어나 카자흐스탄의 평화와 민주주의 건설에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교수는 성명서를 공유하며 "카자흐스탄은 현재 세계 우라늄 생산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나라"라며 "핵과 원전의 나라인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같은 우라늄의 보고를 그냥 놓아둘 리가 없다"는 우려도 더했다.
이번 대규모 시위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가격상한제를 폐지하면서 촉발됐다. 시장 자유화로 LPG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LPG 가격이 하루아침에 2배 가까이 인상되면서 2일부터 가두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까지 28년 동안 장기집권한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이번 기회에 함께 폭발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가 최측근인 토카예프 현 대통령을 내세워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카자흐스탄 파병을 두고 '러시아가 구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공화국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이어 '경제공동체'인 카자흐스탄 현 정권의 안정을 꾀한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이 원유나 천연가스, 우라늄 등 대규모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가 지금 같은 체제에서 카자흐스탄이 안정되길 바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아랍의 봄'과 같은 독재 체제의 전복으로 이어질까 봐 푸틴 대통령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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