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미의 주연작 '그 해 우리는'이 아쉬운 결과를 받고 있다. SBS '그 해 우리는' 영상 캡처
'그 해 우리는' 김다미의 감정선을 따라잡는 것이 쉽지 않다. 열아홉 첫 만남부터 연애와 이별 그리고 재회까지, 청춘의 한 페이지를 그렸다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와닿지가 않는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지난해 12월 첫 방송된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첫사랑 역주행 로맨스다. 끝났어야 할 인연이 다시 얽히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그 해 우리는'은 SBS의 야심찬 기대작이었다. 영화 '마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주목받은 김다미와 '기생충'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최우식의 3년만 재회를 담았기 때문이다. 특히 풋풋한 청춘을 연기하는 두 배우의 새로운 이면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그 해 우리는'은 밋밋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전 연인과의 재회를 다루는 과정에서 배우의 연기력도 아쉽게 느껴진다. 김다미는 극중 쉼 없이 달리는 현실주의 홍보 전문가 국연수로 분했다. 국연수는 학창 시절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악바리 모범생에서 성공만을 바라보고 거침없이 직진하는 당찬 청춘을 표방하는 인물이다.

영화 '마녀'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그간 '마녀'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센 캐릭터'를 보여줬던 김다미의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데뷔 초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던 그이지만, 지난 캐릭터들의 색채가 너무 강렬한 탓일까. 서정적인 이야기 흐름에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어색한 어투와 표정은 차치하고 입술을 오므리며 대사를 읊는 과정에서 발음이 무너져 아쉬움을 자아낸다.
배우는 시청자들이 인물을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감정선을 아울러야 하지만 부정확한 발음 때문인지 호소력도 낮은 편이다. 전작들에서 화려하게 날개를 펼쳤던 김다미의 드라마 복귀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매회 비슷한 연기 톤을 구사하면서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김다미의 주연작 '그 해 우리는'이 아쉬운 결과를 받고 있다. SBS '그해 우리는' 영상캡처
일부 마니아 층에게 재회라는 소재로 공감을 샀지만 '그 해 우리는'을 향한 분위기는 싸늘하다. 이는 곧 시청률로 입증됐다. 1회 3.2%로 시작했던 '그 해 우리는'은 여전히 3~4%대의 시청률을 보이며 조용히 흘러가는 중이다. 최저 시청률은 2.6%다. 전작 '홍천기'가 9% 안팎의 성적을 거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저조한 성적표에도 SBS는 '그 해 우리는'에게 '상'을 선사했다. '2021 연기대상'에서 대상 발표 직전 최우식과 김다미에게 디렉터스 어워드 상을 안긴 것. 반면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신드롬을 양산했던 엄기준 이지아 등은 무관에 그쳤다.
종영까지 6회를 남겨두고 있는 '그 해 우리는'은 아직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과연 난관을 극복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SBS의 애정에 보답하기 위한 분발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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