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은 '경관의 피'를 촬영하던 중 독감으로 고생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의 일이었다. 약은 찾지 않았다. 약기운에 몸이 늘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촬영에 지장을 줄까 봐 다른 이들에게 티도 내지 않고 홀로 끙끙 앓았단다.
7일 조진웅은 화상 인터뷰로 취재진을 만나 영화 '경관의 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터뷰를 통해 그의 뚜렷한 소신과 연기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박강윤(조진웅)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 경찰 최민재(최우식)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이다.
"세련된 정장,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조진웅이 맡은 역할인 박강윤은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으며 독보적인 검거 실적을 자랑한다. 조진웅은 박강윤에 대해 "의문스러운 캐릭터다. 처음 나왔을 때 '빌런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들, 제작진과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도 했다.
'경관의 피' 속 인물들의 세련된 의상은 작품의 볼거리 중 하나다. 박강윤은 깔끔한 정장을 입고 외제차를 타며 수사를 진행한다. 평소 편한 옷을 즐겨 입는다는 조진웅은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라는 배우가 가지는 느낌으로서는 사실 언발란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주변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조금씩 변했다. "보시는 분들이 멋있다고 해주셨죠. (정장에) 적응이 될 때쯤 촬영이 끝났어요. 자동차도 멋진 걸 타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옷과 자동차가 환경들이 박강윤의 캐릭터의 표현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몸매 관리? 잘 안 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조진웅의 슈트핏에는 꾸준한 노력이 묻어 있는 걸까. 조진웅은 의외의 답변을 내놔 시선을 모았다. "난 관리를 잘 안한다"고 솔직하게 밝힌 그는 "작품이 끝나면 잠정적 휴업에 들어간다. 내 삶을 내 스타일대로 즐기는 편이다. 물론 작품에 필요하다면 관리를 한다"고 밝혔다. "'경관의 피'를 위해서는 관리를 하기보단 (체형을) 적당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했죠. 의상 제작을 하기 때문에 늘거나 줄면 안 됐거든요."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이도 저도 아니게 생겼다. 밋밋하다"고 평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안권태 감독님이 살을 찌우는 게 유리할 듯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기형적으로 찌워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우리형' 출연 당시 조진웅은 단기간 내에 30kg 찌웠던 조진웅은 "내 피지컬을 활용해 연기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최우식, 잘생겼는데 연기도 잘해"
'경관의 피'는 박강윤과 최민재의 브로맨스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조진웅은 호흡을 맞춘 최우식에 대해 "연기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봤다. 배우로서 성장한다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성장해간다는 의미다. 최우식이라는 배우가 최민재 역할을 할 때 감정선을 잘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캐릭터 분석 능력이 뛰어나더라고요. (박)희순 선배님도 하신 말씀이지만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게 참 어려워요. 이해력도 출중해야 하고요."
최우식의 눈빛과 에너지를 칭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도 그런 부분을 배웠다. (최우식과) 호흡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우식의 비주얼에 대해 '아이돌 부럽지 않을 정도로 미소년 같은 외모'라고 표현한 그는 "잘생겼는데 연기까지 잘하면 어쩌자는 얘기냐"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K-콘텐츠 인기, 당연한 결과"
K-콘텐츠의 인기에 대한 조진웅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지옥' 등의 국내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인기 비결을 꼽을 필요가 없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을 보며 K-콘텐츠의 수준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높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배우와 제작진의 협업으로 밀도감 있는 작품들이 탄생한다면 K-콘텐츠의 인기가 지속될 듯하다고 했다. 또한 자신도 국내 드라마, 영화의 인기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이야기에는 겸손함이 묻어났다. "K-콘텐츠의 질이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게 하나의 사명이죠. 제 작품으로 인해 재미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되니까요."
한편 '경관의 피'는 지난 5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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