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증가세 둔화
주식 투자 줄고 예금 비중 늘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을 지나가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3분기(7~9월) 우리나라 가계가 굴린 여윳돈이 1년 새 5조 원 넘게 늘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으로 주택을 중심으로 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주춤해진 결과다.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해지자 가계 뭉칫돈은 저축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한 예금이나 주식 운용 규모는 84조2,00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대출 등을 제외한 여윳돈이라 볼 수 있는 순자금 운용액은 35조 원으로, 1년 전(29조8,000억 원)보다 5조2,000억 원 늘었다. 한은은 "국민지원금 지급 등으로 가계소득이 늘었고, 주택투자가 둔화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3분기 금융기관이 내준 대출금은 전 분기보다 48조5,000억 원 늘면서, 2분기(54조9,000억 원)나 1년 전(52조6,000억 원)과 비교해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주식시장으로 흘러갔던 가계 뭉칫돈은 은행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분위기다.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투자한 국내주식 규모는 26조1,000억 원 늘면서 직전 분기(29조2,000억 원)보다 3조1,000억 원 줄었다. 해외주식 증가액도 2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2조8,000억 원)에 비해 감소했다. 이에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 비중은 지난해 2분기 21.6%에서 3분기 21%로 떨어졌다.
반면 3분기 저축성 예금은 전기 대비 19조7,000억 원 늘어 전 분기(16조9,000억 원)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이에 예금 비중은 40.7%로 2분기(40.5%)보다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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