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축함 4일 남중국해 파라셀제도 접근
지난해 대만해협 이어 연초부터 中 자극
中, 남중국해로 전선 확대에 부담 커 곤혹

중국이 영해라 주장하는 남중국해 파라셀제도 인근에서 4일 새벽 포착된 미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SCSPI 트위터 캡처
미군 구축함이 4일 남중국해 시사군도(파라셀제도) 부근에 등장했다.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를 무력화하기 위해 미군이 올해 처음 수행한 작전이다.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핵전쟁 방지' 공동성명을 발표한 날 중국은 미국에 뒤통수를 맞았다. 지난해 최고조로 치달은 대만해협 위기가 연초부터 남중국해로 번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5일 “전날 오전 3시 13분쯤 미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을 파라셀제도 인근 해역에서 포착했다”고 밝혔다. 텅쉰왕 등 매체들은 파라셀제도의 암초들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는 점을 부각시키며 “12해리 영해 안으로 진입해 강습훈련이라도 나설 셈인가”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 해군 주력 수상전투함의 출현에 짜증내는 기색이 역력했다.
미 구축함이 파라셀제도에 출현한 건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중국 군 당국은 “중국 고유 영토를 침해한 미국의 도발 행위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며 국제법과 국제관계 준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미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과 해안 경비대 경비함이 지난해 8월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은 주로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조성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미군 함정이 수행한 ‘항행의 자유’ 작전은 11차례에 달한다.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횟수다. 특히 작전 양상이 이전과 달라 중국을 더 자극했다. 미 함정이 동맹 캐나다 호위함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하는가 하면, 함정 한 척이 아닌 여러 대로 편대를 이뤄 무력시위 강도를 높였다. 미 군용기가 남에서 북으로 대만해협을 횡단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이에 중국은 공중에서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950여 차례 넘나드는 파상공세로 맞불을 놓으며 반격했다. 2020년 380차례 대만 ADIZ를 넘은 것에 비해 2.5배 증가한 규모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 “불장난을 하다간 타 죽을 것”이라며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단언했다. 이에 환구시보는 “올해 대만 ADIZ에서 작전을 수행할 중국 군용기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대만해협만으로도 벅찬 중국으로서는 위기가 남중국해로 옮아 가는 것이 불만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국은 지난해 11월 남중국해에서 5개국, 34척의 군함이 참가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하는 와중에 서구 국가들마저 군함을 이끌고 집결하는 건 중국에 상당히 곤혹스런 구도다. 중국 매체 왕이는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주권과 안보환경을 훼손하면서 위험을 조장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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