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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직' 일상화하는 美… 자발적 퇴사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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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직' 일상화하는 美… 자발적 퇴사 사상 최대

입력
2022.01.05 15:34
수정
2022.01.05 15:3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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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자발적 퇴직 453만 명 '역대 최대'
몸값 높아지며 더 높은 임금 찾아 떠나
의료 공백·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우려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매장에 직원 채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매장에 직원 채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퇴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손 부족으로 노동자들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미련 없이 일자리를 떠나는 현상이 미국 사회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의 지난해 11월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스스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은 453만 명으로 전월보다 8.9% 급증했다.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대치(지난해 9월·436만 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퇴직률도 3.0%로 역대 최고 기록과 같았다. 미국 노동자 100명 중 3명은 한 달 사이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뒀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특히 저임금 업종에서 두드러졌다. 레저·접객업과 도소매·교통업에서만 각각 100만 명이 직장을 떠났다. 교육·건강 서비스업(66만 명), 제조업(29만 명), 건설업(21만 명) 등에서도 인력 유출이 이어졌다.

이는 언제든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업의 구인건수는 6개월째 1,000만 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고용은 수개월째 670만 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용 시장에서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오른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규모 퇴사(Great Resignation)’가 고착화했다는 얘기다. 채용사이트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고용주들의 수요는 극도로 높고, 그 결과 인력 쟁탈전이 더욱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노동자가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찾아 나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예고 없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퇴사 2, 3일 전 일방통보 후 결근하면서 고용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노동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는 우려를 키운다. 지난해 11월 의료산업 분야 퇴직률은 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의료인들이 피로를 호소하며 직장을 등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미국 내 감염병 5차 대유행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최일선에 있는 의료 인력이 그만두면서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규모 사직과 이직이 그렇지 않아도 거센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는 것도 문제다. 인건비 상승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탓이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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