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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비하 논란' 이 나라, K팝 새 전진 기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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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비하 논란' 이 나라, K팝 새 전진 기지로 떠올랐다

입력
2022.01.06 04:30
수정
2022.01.06 13:3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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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음반 수입량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
네덜란드·프랑스와 유럽 3대 시장으로
'독일 월드컵' 열린 곳에서 K팝 페스티벌도
"유럽 최대 규모"
BTS 소속사 상장 소식 세 번 다룬 현지 주류 경제지
'K팝 드림' 독일 국적 아이돌 탄생

그룹 몬스타엑스의 두 번째 미국 정규 앨범 '더 드리밍' 표지 이미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몬스타엑스의 두 번째 미국 정규 앨범 '더 드리밍' 표지 이미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베토벤의 나라' 독일이 유럽에서 K팝 새 전진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에선 K팝 음반 수입량이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약 3배 껑충 뛰었다. 올봄엔 월드컵이 열린 대형 경기장에서 4만여 명 규모의 K팝 페스티벌이 열린다. 'K팝 드림'을 쫓아 독일 국적 청년이 한국에서 아이돌로 데뷔하는 사례도 나왔다.

유럽 주요 K팝 음반 수입국 시장 변화. 그래픽=김문중 기자

유럽 주요 K팝 음반 수입국 시장 변화. 그래픽=김문중 기자

5일 본보가 지난해 관세청 국가별 수출입실적(1~11월)을 조사한 결과, 독일의 K팝 음반 수입액은 301만 달러로, 전년 동기 114만 달러보다 270% 증가했다. 유럽 내 최대 상승 폭으로, 네덜란드(430만 달러), 프랑스(42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입 규모다. 영국은 지난해 K팝 음반이 240만 달러가 팔려 판매 수치에서 올해 처음으로 독일에 밀렸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5년간 유럽 내 K팝 음반 수입량 추이를 보면 네덜란드를 필두로 2018년부터 유럽 판매 시장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룹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지 대중문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독일에서 K팝은 한동안 '동양인들이 듣는 음악' 정도로 여겨졌다. 지난해 3월, 독일 공영 라디오 채널 '바이에른3'에서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는 DJ 마티아스 마투시크는 "방탄소년단(BTS)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같은 것"이라고 혐오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이 세계 주류 음악 시장을 주름잡고 K팝이 세계 경제가 주목하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유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베를린 통신원은 "방탄소년단 이전 독일은 '덕후' 청소년들을 보는 어른의 시선, 인종주의를 담은 시각으로 K팝을 바라봤다"며 "하지만 요즘엔 현지 음악계에서 진지하게 K팝을 소개하고, 독일 대표 경제지인 '한델스블라트'에선 세 번에 걸쳐 하이브(방탄소년단 소속사)의 상장 소식을 보도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독일 국적 첫 K팝 아이돌인 알렉스. 그룹 드리핀 소속이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독일 국적 첫 K팝 아이돌인 알렉스. 그룹 드리핀 소속이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런 변화를 보여주듯 5월 14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치방크 공원에선 4만4,000여 명을 동원할 수 있는 K팝 페스티벌이 열린다. 영국 음악전문지 NME는 "유럽 최대의 K팝 페스티벌"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연엔 몬스타엑스와 (여자)아이들 등이 출연한다. 두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변수가 없다면 예정대로 공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데뷔한 그룹 드리핀 멤버인 알렉스(18)는 국내 첫 독일 국적 K팝 아이돌이다. 독일 남서부 마인츠에서 태어난 그는 현지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한국으로 건너와 K팝 가수 연습생이 됐다. 알렉스는 본보에 "친구를 통해 방탄소년단 음악을 들은 뒤 K팝에 빠졌고, 무대 영상을 보며 노래와 춤 연습을 시작했다"며 "K팝을 잘 모르는 아버지가 반대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국 엔터테인먼트회사(울림)에 들어가 데뷔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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