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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와 눈물 펑펑" 이세영이 '옷소매' 시청자에 띄운 편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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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와 눈물 펑펑" 이세영이 '옷소매' 시청자에 띄운 편지 [인터뷰]

입력
2022.01.05 07:00
수정
2022.01.0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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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후궁이 된 궁녀 덕임(이세영)과 정조(이준호). MBC 제공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후궁이 된 궁녀 덕임(이세영)과 정조(이준호). MBC 제공

"하하하". MBC '옷소매 붉은 끝동' 종방 인터뷰를 위해 4일 인터넷에 접속한 화면엔 이세영이 옆 스태프와 얘기를 나누며 크게 웃는 모습이 제일 먼저 나왔다. 이세영은 "아, 인터뷰 이제 시작하는 건가요?"라며 깜짝 놀란 토끼눈을 한 채 물었다. 드라마 속 덕임처럼 그는 밝고 명랑해 보였다.

이세영은 '옷소매'에서 일과 사랑에 주도적인 궁녀인 덕임을 실감 나게 연기해 호평받았다. 그는 당당한 모습으로 사극에서 늘 그림자처럼 여겨졌던 궁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이세영과 종방 후 나눈 '옷소매' 촬영 뒷얘기를 그가 쓴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배우 이세영이 지난달 30일 방송된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MBC 제공

배우 이세영이 지난달 30일 방송된 '2021 MBC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MBC 제공


4일 화상으로 만난 이세영은 "극에서 자식과 친구를 연달아 잃어 촬영하면서 마음껏 울었다"고 말했다. 프레인TPC 제공

4일 화상으로 만난 이세영은 "극에서 자식과 친구를 연달아 잃어 촬영하면서 마음껏 울었다"고 말했다. 프레인TPC 제공


세 계절 동안 '옷소매'와 함께 했는데 종영하고 나니 아쉬움이 커요. 그동안 받은 사랑이 너무 행복해서 더 그런 것 같네요.
돌이켜보면, 전 덕임이가 왜 왕의 사랑을 거절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시청자분들께 이 지점을 납득시키며 연기를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궁녀로서 느끼는 제약 그리고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중점을 둬 연기했어요. 후궁이 된 덕임이 휴가 나가는 궁녀 친구들과 헤어져 인사하는 장면 등이요. 그간 대부분의 사극이 그리고 대사로도 나오지만 옛 궁궐 사람들이 궁녀의 마음을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았잖아요.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도 참 서글펐고, 촬영하며 '궁녀는 소모품인가'란 대사를 할 때도 은근 상처로 남더라고요.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는 '왕은 궁녀를 사랑했다.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 잖아요. 많은 분이 궁금해 하는데, 덕임은 이산을 사랑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신하와 왕 사이 충(忠)이었지만, 나중에 점점 연모로 감정이 바뀌고 그 감정이 커지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죠.
정말 17회에 덕임과 이산이 서로 죽어서 만나는 장면은 펑펑 울면서 촬영했어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장면이었고요. 촬영하면서는 절대 울지 않으려고 굉장히 애를 썼는데, 준호 오빠가 말할 때마다 제가 너무 울었던 기억이 나요. 울음 참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촬영 감독님이 '이 장면은 수건을 카메라에 대고 촬영해야겠다'고 하셨을 정도였으니까요. 정지인 감독님도 마지막 장면을 찍고 '커엇~'하며 흐느끼시더라고요. 정 감독님 모니터엔 그 때 휴지가 올려져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애초 16회로 기획됐던 거라 후반에 덕임과 이산의 로맨스가 많이 보여지지 않아서 안타깝긴 해요. 하지만,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게 아닐까요?
그렇다고 촬영 내내 운 건 아녜요. 준호 오빠와는 참 연기 호흡이 잘 맞았어요. 준호 오빠는 옆에서 봐도 정말 노력을 많이 해 그런 지점들이 캐릭터를 더 빛내준 것 같아요. 아, 마지막 회에 둘이 만두 먹는 신은 제일 마지막에 찍은 장면인데, 그렇게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웃음 찾는 장면이 다 방송될지 몰랐어요. 죽어서 만나는 장면을 찍고 생전에 즐거웠던 둘의 추억을 찍는 장면이라 즐겁게 촬영했는데, 웃음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우리 '궁녀즈'와의 촬영도 기억에 남아요. 복연(이민지) 율리(배경희) 은샘(손영희)과는 모임도 만들고, 이 모임 계속 유지하자고 약속도 했고요. 촬영하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억을 쌓았어요. 혜경궁 홍씨로 나온 강말금 선배님은 정말 드라마에서처럼 제 손을 잡아주며 힘을 실어주셨고요.
덕임 역에 책임감을 크게 느꼈어요. 종방 후엔 '고생 많았다'는 격려도 받았고요. 덕임이 마지막 대사에서 '순간은 곧 영원이 됐다'고 한 말처럼, '옷소매'는 제게 영원이 될 작품이라 믿어요.
드라마가 끝났으니 이젠 가족과 몇 안 되는 친구들과 만나보려고요. 덕임은 '인싸'였지만, 실제 전 '아싸'에 가깝거든요. 다음 작품은 이제 좀 많이 웃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저 회사(프레인TPC)에서 승진했어요. 과장에서 팀장으로요. MBC 사장님이 시청률 15% 넘으면 모든 스태프 해외 여행 휴가 보내준다고 약속했는데, 코로나19로 떠난지 못한다고 해도 크게 실망은 하지 않으려고요. 여태 딱히 기회가 없어 편히 해외여행을 한 번도 못 가봐, 나가보고 싶긴 하지만요.

4일 이세영과의 화상 인터뷰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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