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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앞둔 고용부 "하청 노동자 감전사, 원청인 한전이 대책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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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앞둔 고용부 "하청 노동자 감전사, 원청인 한전이 대책 만들라"

입력
2022.01.04 15:15
수정
2022.01.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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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차량 타고 홀로 면장갑 끼고 작업하다 참변
정부 "공공기관 안전조치 미이행 유감" 강력 경고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 정책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 정책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한국전력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감전사고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책임자들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청인 한전을 대상으로 사망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정부의 이례적 조치다.

4일 고용부는 "이 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한전 지사장과 하청업체 현장소장을 절연용 보호구 미지급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여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용부 성남지청이 지난달 14일까지 보름간 감전사고가 발생한 한전과 하청업체를 상대로 재해조사 및 산업안전 감독을 실시해 다수의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과태료 3,480만 원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1월 5일 경기 여주시의 한 신축 오피스텔 인근 전봇대에서 전기 연결 작업을 하던 김모(38)씨가 고압 전류에 감전돼 사망한 사고다. 김씨는 전봇대에 연결된 안전고리에 매달려 10m 상공에 있다가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 19일 만인 같은 달 24일 숨졌다.

한전의 안전 규정상 2인 1조로 작업하게 돼 있지만 김씨는 사고 당시 홀로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청업체 직원인 김씨는 고압 전기작업에 쓰이는 고소절연작업차 대신 일반 트럭을 타고 작업했고, 장갑도 고무 절연장갑이 아닌 면장갑을 착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 공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고용부는 지난달 16일 한전 측에 '사망사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을 강력 지도한 상태다. 고용부에 따르면 작년에만 한전 전기공사에서 총 8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했다. 공공기관 중 사고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권기섭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에서 기본적인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공공기관부터 모범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전기공사업체는 13만5,000원짜리 공사여서 2인 1조로 작업을 하거나 고소절연작업차(활선차)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는 위험의 외주화가 만든 참극이며, 안전시공에 대한 의식과 체계를 갖추지 못한 업체에 하청을 주고,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공기업 한전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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