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홍혜민의 B:TS] 늪에 빠진 스타들, 사이버렉카는 왜 당당하나
알림

[홍혜민의 B:TS] 늪에 빠진 스타들, 사이버렉카는 왜 당당하나

입력
2022.01.05 09:52
0 0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사이버렉카 발 루머에 몸살을 앓았다. 아래 사진은 자신에 대한 루머 유포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멤버 뷔의 글. 빅히트뮤직 제공, 위버스 캡처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사이버렉카 발 루머에 몸살을 앓았다. 아래 사진은 자신에 대한 루머 유포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멤버 뷔의 글. 빅히트뮤직 제공, 위버스 캡처


편집자주

[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이슈의 중심에 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사이버렉카다.

사이버렉카(wrecker·견인차)란, 교통사고가 나면 빠르게 달려오는 견인차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 사건·사고나 논란이 발생하면 재빨리 논란을 정리해 소개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 조회 수를 올리는 크리에이터를 지칭한다.

이들의 존재가 문제시 되는 이유는 기본적인 사실 확인 없이 최초 언론 보도를 그대로 베껴 영상을 제작해 배포하거나 제작자의 주관적 생각을 덧붙여 근거 없는 루머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 사이버렉카 채널들이 짜집기식 증거들을 모은 영상을 통해 '카더라'식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며 이들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사이버렉카 발 루머, 퍼나르기식 영상들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단연 연예인들이다. 성형 의혹, 열애 의혹부터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의혹까지 무분별하게 양산하는 사이버렉카들 탓에 논란이 커질 때마다 해명에 진땀을 흘리는건 정작 피해를 본 연예인들이다.

"홍보해줘서 고마워"...오히려 당당한 사이버렉카?

현재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활동 중인 사이버렉카 채널의 수는 상당하다. 이들 대부분이 게재하는 영상은 섬네일과 제목부터 자극적이다. 물론 이 가운데 일부는 일명 '어그로'성 영상으로, 자극적인 섬네일과 제목과 달리 내용은 기존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베껴 쓴 경우다. 문제는 사실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카더라' 식 내용으로 구성된 영상을 통해 새로운 의혹을 양산하는 채널들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놓인 한 유튜브 채널의 경우 구독자도 상당하다. 수 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도 놀랍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각 영상들의 조회수다.

그룹 방탄소년단 RM과 일반인 여성의 열애 의혹을 제기했던 영상은 52만 회, 방탄소년단 정국과 배우 이유비의 열애 의혹 제기 영상은 91만 뷰를 기록했으며 장원영과 프리지아에 대해 추측성 내용을 담은 영상의 조회 수는 무려 200만 회를 돌파했다. 이 외에도 해당 채널에 업로드 된 많은 영상들은 10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는 수백 만 뷰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이루어진 해당 채널의 영상들이 화제가 되면서 영상 속에서 다룬 이슈들 역시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의혹이 커지자 열애 의혹이 제기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뷔와 정국, RM 등 사이버렉카 발 열애설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이와 함께 화제를 모은 것은 뷔의 대처였다. 뷔는 자신에 대한 열애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팬 커뮤니티를 통해 "방금 겉핥기 식으로 봤는데 저희 뿐만 아니라 모든 아티스트들은 저런 사람을 싫어한다. 상처 받고 용기내지 못한 사람들을 대표해서 고소하겠다"라며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다.

사이버렉카 발 루머에 피해를 본 당사자가 직접 법적 대응을 예고했음에도 사이버렉카 채널 운영자의 태도는 오히려 당당했다. 해당 채널 운영자는 뷔의 법적 대응 시사글을 캡처해 게재하며 "월드스타 방탄소년단이 직접 보는 유일무이한 사이버렉카 채널이다. 뷔가 직접 팬 커뮤니티에 언급한 그 채널이 맞다. 홍보해줘서 고맙다"라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자신의 유명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왜 많은 사이버렉카 채널 중 자신의 채널이 왜 특별한지'까지 분석하고 나섰다. "나의 채널은 남자 아이돌 중에서도 제일 잘 나가는 멤버인 뷔가 저격했기 때문에 더 화제가 됐다. 다른 사이버렉카 채널이 많음에도 인기 아이돌에 대한 좋은 내용만 올리는 것은 팬들이 무서워서 몸을 사리는 것 뿐"이라는 당당한 설명은 당혹스러울 정도다. 이러한 파급력(?)에 힘입어 해당 채널은 현재 멤버십 시스템까지 운영하며 일반 구독 외에 유료 가입자까지 유치하는 중이다.

사이버렉카, 왜 자유롭게 판치나

지금도 여전히 많은 스타들이 근거 없는 루머에 피해를 호소하며 법적 대응을 불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무분별한 루머 양산의 중심이 되는 사이버렉카들이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법무법인 인 권창범 변호사는 "(사이버렉카 피해 사례에 있어) 오히려 스타들이 일반인에 비해 고소 진행을 많이 하지 못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가 자신에 대한 루머나 악의적 내용을 양산한 사이버렉카를 고소할 경우 오히려 그로 인해 해당 루머가 더 이슈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사이버렉카들이 노리는 것이 그런 지점"이라며 "(사이버렉카 채널이) 양산한 루머나 악의적 내용의 정도가 너무 터무니 없고 수위가 높을 경우에는 바로 해당 영상 및 채널의 유통 차단 조치와 처벌이 가능하지만,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내건 뒤 교묘하게 사실적인 보도를 짜집기해서 만든 일종의 '피싱' 영상들은 법망에서도 애매한 존재가 된다"라고 꼬집었다.

"형사 처벌 시 벌금→징역형도...유튜브 채널은 폐쇄"

그럼에도 사이버렉카의 무분별한 루머 양산 활동을 막기 위해서는 피해를 본 당사자(연예인)들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허위성이 심하지 않고 초범일 경우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같은 영상 제작 및 유포를 통해 조회 수를 올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버렉카의 특성 상 제재 이후에도 다른 채널 개설을 통해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며, 이 때 같은 혐의로 처벌이 중첩된다면 장기적인 징역형 선고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권 변호사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활동하는 사이버렉카의 경우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명예훼손죄로 처벌된다. 중요한 것은 형법 상의 명예훼손죄 보다 정보통신망법이 더 강화돼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상에서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했을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구형된다. 사실을 적시했을 경우에도 비방을 목적으로 했고 상대방이 명예 훼손 피해를 입었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형이 가능하다.

또 사이버렉카의 활동이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문제가 된 영상 게재 및 유튜브 채널 운영 자체를 금지할 수도 있다. 권 변호사는 "마찬가지로 비방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적시, 음란물 게재, 불안감을 조성하는 게시물, 개인 정보 거래 등의 목적이 담긴 게시물 등은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채널을 제재할 방법은 있다. 사이버렉카의 고소건과 관련해 형사 판결이 나올 경우에도 유튜브(구글) 측에 이같은 판결문을 제시해 채널 및 영상 게재 제재가 가능하다.

첫 고소부터 사이버렉카에 대한 징역이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영상의 허위성과 피해 규모 등에 따라 처벌 수위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 양산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권 변호사는 "처음부터 징역이 선고되기 보다는 (영상 등 활동의) 수위를 보게 된다. 통상적으로 초범의 경우 벌금형이 선고되지만 내용이 심하고 허위성이 심할 경우 형이 무거워질 수 있다. 다만 이같은 고소가 중첩이 된다면 실형 선고도 충분히 가능하며, 실제 사례도 있었다. 실질적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 재판 외에도 배상 청구를 요구할 수 있는 민사 재판도 가능하다. 각 피해 사례에 맞는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혜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