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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한성백제 박물관' 풍납동 삼표공장서 토성 유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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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는 '한성백제 박물관' 풍납동 삼표공장서 토성 유구 확인

입력
2022.01.04 17: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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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토성 서성벽 구조 이루는 유구 최초 확인
송파구 "삼표공장 부지 이전 박차 가할 예정"

서울 송파구가 풍납동 삼표공장 부지 아래에서 풍납토성의 서성벽 유구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서울 송파구가 풍납동 삼표공장 부지 아래에서 풍납토성의 서성벽 유구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서울 송파구 풍납동 삼표공장 부지에서 옛 한성백제 왕성이었던 풍납토성의 서성벽 유구가 확인됐다. 토성 복원을 놓고 삼표산업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부가 승리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부지 대부분을 무단 점유 중인 삼표공장의 이전은 시간문제가 됐다.

서울 송파구는 4일 "문화재 시굴 조사를 통해 삼표산업 풍납공장 주차장 부지 내부에서 풍납동 토성 서성벽의 구조를 이루는 토루와 내벽 마감 석축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굴 조사는 지난해 삼표산업이 송파구로 반환한 일부 부지(6,071m²)를 대상으로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진행했다.

풍납동 삼표공장 주차장 부지 아래에서 서성벽의 구조를 이루는 토루와 내벽 마감 석축이 발견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풍납동 삼표공장 주차장 부지 아래에서 서성벽의 구조를 이루는 토루와 내벽 마감 석축이 발견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삼표공장 터가 풍납토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삼표산업과 정부는 지난한 공방을 벌여왔다. 서울시와 송파구, 문화재청은 공장이 토성 위치에 들어섰다는 판단 아래 2006년부터 공장 이전을 추진했지만, 1978년부터 해당 위치에서 레미콘 공장을 운영해온 삼표는 공장 부지 아래에 토성 유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표가 끝내 공장 이전을 거부하자 2014년 송파구가 부지 강제수용 절차를 밟았고, 국토부가 2016년 이를 최종 승인했다.

이후 삼표에서 국토부를 상대로 사업인정 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공장 이전을 둘러싼 싸움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했다. 1심 판결은 삼표의 손을 들어줬지만 뒤이은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연달아 패소하면서, 부지 소유권이 2020년 송파구로 완전히 넘어갔다.

그러나 공장 이전은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표는 지난해 1월 송파구에 일부 부지를 반환한 뒤 보상액 544억 원을 받았지만, 나머지 부지에서 계속 공장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표는 송파구를 상대로 토지수용재결취소소송 등 3건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송파구는 토지인도소송을 낸 상태다.

이번 유구 발굴로 삼표 주장이 허위로 확인됨에 따라 전체 공장부지의 송파구 인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이번 조사로 공장 지하에 토성 서성벽이 잔존하고 있음이 확인된 만큼 잔여 공장부지 인도 절차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500년 백제 왕도의 핵심 문화재 보존과 지역 주민의 정주성 향상을 위해 공장 전체 이전을 조속히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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