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청문회 벽·짧은 임기에 장관 후보 '구인난'
기재부·해수부 장관 역대 최장수 기록 뛰어넘어
새정부 출범해도 청문회 감안하면 7월 교체 유력
문재인 정부 들어 역대 최장수 기록을 거머쥔 경제부처 장관의 임기가 새 정부 출범 이후인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문 정부의 인사청문회 우려로 줄줄이 연임됐던 이들은 차기 정부가 공백 없이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 부담도 지게 됐다.
3일 관가에 따르면 지난해 교체설이 끊이지 않았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장수 기록은 오는 새 정부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인수위원회를 거쳐 새 대통령 취임 1~2개월 후 인사가 이뤄져온 점을 감안하면 문 정부의 순장조 역할을 맡은 이들의 임기는 올해 6~7월까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9일 대통령 선거 당선자는 5월 10일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2018년 12월 11일 직을 맡아 이미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842일)의 역대 최장수 기록을 뛰어넘은 홍 부총리는 지난해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줄곧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선거의 패인이 된 경제정책을 총괄했다는 책임론과 오랜 재임 기간에 따른 피로감으로 경제수장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해 5월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의혹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청문회 리스크’가 불거지자, 계속된 교체설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켰다. 정권 임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데다, 인사청문회 벽을 또다시 넘지 못할 경우 국정 운영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15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지방선거) 출마 여부를 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며 올해 6월 지방선거 출마설까지 일축했다. 강원 춘천 출신인 홍 부총리의 강원 지사 출마설에 선을 그은 것으로, 사실상 문 정부의 순장조로 확정됐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 장관과 김 장관 역시 짧은 재임기간, 인사청문회 부담 등으로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뜻하지 않게 최장수·장수 장관 기록을 갖게 된 경우다. 2019년 4월 3일 취임한 문 장관은 해수부 역사상 2년을 넘긴 유일한 수장이다. 관가에선 후보자 자진 사퇴 이후 기재부 출신인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본인이 최종 결정을 미루면서 문 장관의 임기도 늘어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역대 최장수 장관인 이동필 전 장관의 재임기간(3년 6개월)에는 못 미치지만 2019년 8월 30일 임명된 김 장관도 장수 장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 역시 지난해 4월 개각을 앞두고 교체설이 주를 이뤘으나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대선까지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각을 개편하는 건 불가능”이라며 “당선인 업무보고, 인수인계까지 마쳐야 이들의 임기가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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