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새해 첫 외교, 우크라이나와 정상 통화
중립 핀란드는 "나토 가입 가능" 깜짝 선언
러시아는 터키에 구애...고립 탈피 외교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권과 러시아 간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새해 첫 정상 외교 파트너를 우크라이나로 정하고 "러시아 침공 시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뒷배 역할을 재확인했고, 그간 중립 노선을 지켜온 핀란드도 '나토 가입' 의지를 깜짝 밝히면서 러시아를 몰아붙이는 형국이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터키에 '내 편이 돼달라'는 손짓을 보내면서 외교전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해 지원을 약속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동맹국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새해 첫 정상 외교로 우크라이나를 선택하면서 러시아 견제에 나선 셈이자, 향후 러시아와의 협상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의견을 지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분석이다.
중립국을 자처해온 핀란드 역시 나토에 힘을 실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1일 신년사를 통해 "핀란드는 나토 가입과 군사적 동맹을 포함한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서 "언제든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스웨덴과 함께 군사적 중립 노선을 지켜온 곳이다. 2016년 자국 영토 내 나토군의 훈련을 허용하는 등 나토와의 군사 협력을 늘려왔지만, 최고 수반이 노골적으로 나토 가입 의사를 비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나토의 동진, 회원국 확대를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는 러시아에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앞서 지난달 러시아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우리(러시아)가 적절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던 터다.
서방 진영의 압박에 러시아는 우군 확보에 나섰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과 국제 정세를 논의했다. 크렘린궁은 통화 뒤 성명을 통해 "최근 (미국에) 제안한 러시아 안보를 보장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안에 대한 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혀 사실상 우크라이나 문제도 이날 통화에서 다뤄졌음을 시사했다.
러시아가 터키에 손을 내민 것은 터키와 미국 간 관계가 최근 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지난 2020년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제 최첨단 방공미사일인 S-400을 구매했다. 이에 미국은 '적성국가 제재법(CAATSA)'을 동원해 자국의 최신 전투기인 F-35 판매 리스트에서 제외시키는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물론 나토 회원국이자 미국에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없는 터키가 러시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군 하나가 아쉬운 판에 예전만 못한 미국·터키 관계를 역이용해 외교적 고립을 조금이라도 완화해 보겠다는 게 러시아의 판단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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