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회장 신년사 보니
카카오뱅크·페이 성장에 대한 위기의식 뚜렷
새해엔 디지털 전환· 금융 플랫폼 변신 다짐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새해 경영전략을 담은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빅테크(대형 IT 기업)와 인터넷은행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대형 금융지주들을 압도하는 현실이 보여주듯 이제는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몸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한목소리로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며 새해 변신을 각오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3일 발표한 신년사는 '위기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플랫폼이 시장을 지배하는 트렌드 변화가 가속화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인터넷은행과 빅테크 계열 금융사들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빅테크나 인터넷은행들은 금융플랫폼으로서 기존의 금융시장까지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를 직접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두 회사의 시총을 거론하며 “우리는 은행·증권·카드·캐피털·보험 등 금융의 모든 영역을 갖고 있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시총은 두 회사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금융을 지배하는 공룡’은 무사안일해지고, 대마불사의 헛된 희망을 품게 된다”며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8월 상장된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단숨에 KB금융지주를 밀쳐내고 '금융 대장주’ 자리에 올라섰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한때 43조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11월 상장된 역시 카카오페이 역시 상장 첫날 카카오뱅크에 이어 금융주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위기감을 느낀 금융지주 회장들은 새해 디지털 변신을 다짐했다. 윤 회장은 "1등 금융플랫폼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 역시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 나가겠다"며 디지털 플랫폼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핵심 기반부터 재설계해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새해 디지털 조직과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손 회장 또한 "디지털은 금융에서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본업"이라며 "MZ세대에 특화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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