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임금상승·저금리... 부동산에 몰려
밀레니얼 세대 가세...주택마련 대출 신청 67%
집값 20% 가까이 상승·주택거래 15년 만 최대
지난해 미국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1,900조 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조 바이든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기업들의 임금 인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져 주택시장으로 돈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추산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 1조6,100억 달러(약 1,916조 원)를 기록해 이전 최고치인 2005년 1조5,100억 달러(약 1,797조 원)를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고용 회복에 따른 임금 상승으로 시장에 쏟아진 막대한 자금이 안정적인 투자처인 부동산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중개회사 레드핀의 테일러 마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늘어난 수입 중 상당 부분은 주택 마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반~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시장에 뛰어든 점도 대출 금액을 끌어올렸다. WSJ는 “지난해 상반기 첫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신청의 67%가 밀레니얼 세대였다”고 전했다.
주택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집값도 크게 올랐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하는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19.1% 급등했다. 지난해 기존 주택 매매 건수도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WSJ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의 낮은 이자율과 큰 집을 원하는 수요 급증이 맞물려 집값과 대출 금액을 함께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상환 부담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실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대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 인상만으로는 잠재적 주택 수요가 당장 꺾일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