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독재 시절 일본으로 망명, 현지에서 칼럼을 써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지명관 전 한림대 석좌교수가 1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1924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김일성종합대학 제1회 입학생이었다. 이후 1947년 월남해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종교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70년부터 덕성여대 교수와 사상계 주간을 지내며 민주화 운동을 펼치다가 1972년 일본으로 망명해 활동을 이어갔다.
고인은 일본에서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TK생'(TK生)이라는 필명으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칼럼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연재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인이 TK생이었다는 사실은 2003년에 이르러서야 알려졌다. 고인은 일본 체류 기간 중 동경여대에서 9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1993년 귀국한 고인은 한림대 석좌교수, 일본학연구소 소장, 한일문화교류회의 위원장, KBS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에는 일본에서 집필한 칼럼을 중심으로 1970~19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의의를 짚은 저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출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정숙씨, 자녀 지형인(게이오대 교수)·지효인(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임원)·지영인(미네소타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4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이천 에덴공원묘이다. (02)2072-2020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