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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은행 대출 창구 다시 열리지만...체감 장벽은 더 높아진다

입력
2022.01.02 21: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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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재개하고 우대금리 부활시켰지만
강화된 총량규제로 한도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
DSR규제로 적용 차주 늘어 "여전히 대출 힘들 것"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새해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재설정)'되면서 대출을 전면 중단했던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가 다시 열리고 있다. 대출 한도에 여유가 생긴 은행들은 우대금리 부활을 통해, 대출 금리 인하도 시도하고 있다. 계속해서 늘어난 시중 대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새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 한도자체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수 있어, 소비자들이 대출 여건이 개선됐다고 느끼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출 창구 열리고, 우대금리 부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중단됐던 일부 은행의 대출 창구가 다시 열리게 됐다. 연간 단위로 설정되는 은행별 대출 총량 목표치가 새해를 맞아 재설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대출 창구를 닫았던 NH농협은행은 3일부터 전체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한다. 지난해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던 토스뱅크도 이달부터 대출 영업을 시작했다.

사라졌던 대출 우대금리도 속속 부활하고 있다. 우대금리 부활은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져 대출 창구 문턱을 낮추는 효과로 연결된다.

KB국민은행은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제공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9월 가계부채 관리 조치에 따라 해당 상품의 우대금리를 없앤 바 있다. 우리은행 역시 신용대출과 주담대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6%포인트까지 인상했다.

월 평균 약 1조 줄고… DSR 규제 강화

대출이 재개되고, 우대금리가 다시 살아났지만 대출 희망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장벽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가 지난해보다 더 빡빡해진 데다, DSR 등 대출 규제 역시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4, 5% 수준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지난해(5, 6%대)보다 더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증가율 목표치를 4.5%(중간값)로 가정하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예상 월 평균 가계대출 취급액은 2조6,000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1조 원가량 적은 수치다. 은행들이 줄어든 대출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 차주별 대출 한도를 더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부터 강화되는 DSR 규제 강화도 차주별 대출 한도 감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달부터는 DSR 규제 2단계 시행으로 총 대출액 2억 원 초과 시 은행권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은 연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연소득 4,000만 원인 무주택 차주가 서울에서 6억 원짜리 주택을 구입할 경우 지난해까지는 최대 3억6,000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달부터는 대출 만기를 최장 30년(금리 3.5%)까지 잡아도 최대 한도는 3억 원에 그친다.

게다가 올해 7월부터 DSR 3단계가 시행되면 총 가계대출액이 1억 원을 초과하는 모든 차주는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전체 차주 30%(593만 명)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해에는 전세대출이 가계대출 한도에 다시 포함되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대출 전면중단 사태는 없겠지만, 고객들이 체감하는 대출 장벽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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