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동가리에게서 배우는 전략적 제휴의 원리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흰동가리는 말미잘과의 공생으로 종의 생존을 유지한다. Australasian Science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물고기로 유명해진 흰동가리는 말미잘과 공생한다. 말미잘 촉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뿐 아니라,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내는 보금자리로 삼는다. 말미잘은 흰동가리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먹이 사냥에 도움을 받는다. 흰동가리를 노리고 따라오는 포식자는 말미잘 촉수의 독에 당하고 마는데, 흰동가리는 미끼가 되는 위험을 감수하고 말미잘에게 보답하는 셈이다. 그런데 말미잘의 크기와 색에 따라 흰동가리의 줄무늬가 변한다. 흰동가리의 줄무늬는 성체로 바뀌는 과정에서 형성되는데, 말미잘 촉수의 독이 흰동가리의 호르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즉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특성에 맞춰 줄무늬를 변화시켜 공생의 효과를 높인다.
기업도 다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즉 공생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전략적 제휴란 핵심역량을 공유하거나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협력관계 구축을 의미한다. 기업 규모와는 관계없이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며, 특히 기술혁신 속도가 빠른 전기ㆍ전자 등 첨단제조 분야에서 활발하다. 전략적 제휴가 성공하려면 흰동가리처럼 제휴 기업에 도움되는 자사의 강점을 강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사례가 LG전자다. 2013년 각 사업본부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자동차 전장부품 관련 사업군을 하나로 묶어 VC(Vehicle Components)를 출범시켜, 전장부품 사업의 집중 육성에 나섰다. 2015년 G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LG의 전자 분야 강점과 GM이 보유한 자동차 분야 노하우를 공유하는 공생관계도 구축했다. 이런 제휴를 바탕으로 GM의 전기차 개발 사업에 참여했고, 2021년 세계 3위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기업경영이 글로벌로 확대되면서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기술혁신과 신시장 개척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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