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분석 "너무 많이 사버려 결핍... 인플레 촉진"
“‘번아웃’ 중·장년 퇴사 러시”… 노동시장 위축 예고
디지털 Z세대 약진에 노동 방식 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이후 전 세계는 큰 변화를 겪었다. 미국에서 ‘휙 지나가다’라는 의미로 주로 쓰인 ‘Zoom(줌)’이라는 단어는 이제 ‘영상 장치를 이용한 온라인 회의에 참여하다’는 의미가 더 자주 사용되고 있다. 백신 접종 카드가 생활하는 데 필요한 여권처럼 여겨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제 전 세계는 코로나19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맞아야 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사회적 트렌드, 문화적 변화가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어떤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분석하고 내년을 전망하는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제목은 ‘사회 트렌드가 2021년의 미국 경제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다.
이 신문은 올해 가장 두드러진 경제 특징 중 하나로 ‘결핍’을 꼽았다. 모든 것이 부족해졌다는 의미인데 아이로니컬하게도 너무 많이 사들이다 보니 공급망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경기가 위축되자 정부는 돈을 풀었고, 바이러스를 피해 식당이나 여행을 포기한 사람들은 이 돈을 공산품을 사들이는데 쓰고 있다. 그러나 시시때때로 봉쇄되는 공장과 항만에 기업들은 이런 소비붐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결핍은 결국 물가를 끌어올렸고,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라인을 위협해 2022년에도 고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는 또 ‘반노동시대’에 접어든 해였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팬데믹의 장기화로 ‘번 아웃(burn out·탈진)’이 속출하면서 노동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인들은 기록적인 속도로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며 ‘거대한 사임(The Great Resignation)’ 혹은 ‘거대한 퇴사(Big Quit)’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간의 공중보건상의 위험, 비대면의 피로감 등에 따른 것인데, 특히 베이비 부머(미국의 1957~1965년생·전후 세대)’에서 사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최근 조사에서 45세 이상의 중ㆍ장년층이 팬데믹 이후 취업 시장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 더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이 노동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경우 인력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ㆍ장년이 물러난 노동시장에는 Z세대(1997~2012년생)가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디지털 세대인 이들은 노동 방식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 실제 팬데믹과 맞물려 ‘사무실로의 복귀(RTOㆍReturn to Office)’는 번번이 무산됐고, 이에 따라 하이힐과 정장으로 대표되는 근무 복장에 대한 유용성 의문이 제기됐다. 편안한 복장으로 일할 수 있는 재택근무가 트렌드가 됐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스는 “작업복의 미래가 고무줄 바지를 포함시킬지는 의문이지만 예전 근무 습관의 많은 부분으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은 분명해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신문은 코로나19 이후 전자출입명부 용도로 대중화한 QR코드가 식당의 메뉴판을 대체하기 시작한 것은 팬데믹으로 인한 노동력 감축과 업무 자동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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