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만 3년간 107건
54건이 주인 부재중 발생
#지난 20일 A씨는 서울 강남구 자신의 오피스텔에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집에 있는 고양이 생각에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자, 화재 연기로 주민 90명이 대피해 있었다. 소방차 출동 29분 만에 불은 진화됐고, A씨의 반려묘 2마리도 무사히 구출된데다 인명 피해도 없었다. 하지만 919만 원가량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한 소방서는 A씨에게 뜻밖의 얘기를 전했다. A씨가 키우는 고양이가 주방 인덕션 전원 버튼을 눌러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인덕션 전원 버튼을 눌러 발생하는 화재가 서울에서만 매년 수십 건씩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주인이 없는 틈에 발생한 화재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30일 "2019년부터 올해 11월까지 고양이에 의해 전기레인지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07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재산 피해액은 총 1억4,150만 원이었다. 2019년 46건에서 지난해 28건으로 줄었지만, 올해 11월까지 33건으로 다시 증가 추세다. 특히 거주자가 출근하거나 외출 등으로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화재가 절반을 웃돌았다.
최근 반려묘 인구가 늘고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 같은 화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재난본부 관계자는 "고양이는 행동 반경이 넓어 싱크대 위로 올라가 전기레인지 스위치를 밟아 화재를 발생시키곤 한다"며 "집을 비울 때 인덕션 전원 관리를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고양이로 인한 인덕션 화재 사고가 늘면서 최근에는 전원 버튼 주변을 덮는 커버까지 나왔다. 재난본부는 인덕션 전원버튼 주변에 반려묘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키친 타월 등 가연물을 치우고, 작동 잠금 기능이 내장된 인덕션을 설치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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