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췌장암 투병 끝에 28일 영면
1982년 하원의원 당선 후 34년간 정계 활동
2006~2014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임
2019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네바다주 민주당 모금 행사에 참여한 해리 리드 전 상원 의원이 모자를 들어 인사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원로’ 해리 리드 전 상원 의원이 28일(현지시간)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2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그의 아내 로라 리드는 성명에서 “남편이 4년간 췌장암으로 담대히 투병하다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히 영면했다”고 밝혔다.
아마추어 권투 선수 출신인 리드 전 원내대표는 1982년 네바다주 하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1986년 네바다주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이후 2017년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임에도 낙태금지법과 2002년 이라크 전쟁 결의안 등에 찬성표를 던지고, 총기규제법에는 반대하는 보수적 입장을 견지해 민주당 내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었던 ‘오바마케어’ 의회 통과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그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로서 한미 FTA 미국 의회 비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의 파란만장한 삶도 재조명됐다. 네바다 탄광 지역 광부였던 아버지는 그가 어렸을 때 알코올중독으로 자살했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그는 조지워싱턴대 법대에 진학해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5년에는 자택에서 운동 중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해리가 뭔가를 하겠다고 말하면 그는 이를 해냈다”며 “우리는 20년간 상원에서 함께 활동했고,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상원 지도자 중 하나였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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