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임종헌의 재판장 기피신청 다시 심리해야" 재판 중단될 듯

임종헌 "재판 불공정" 기피신청 인용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달 8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재판부를 바꿔달라며 제기한 기피신청이 다시 한 번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엄상필 심담 이승련)는 임 전 차장이 낸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임 전 차장은 올해 8월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의 윤종섭 부장판사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기피 신청을 냈다. 윤 부장판사가 2017년 10월 '판사 블랙리스트' 재조사와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사법농단 연루자를 단죄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게 임 전 차장 측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재판장·판사·윤종섭에 대한 주관적 불만을 이유로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면서 기피신청을 했다. 재판을 지연시키려고 함이 명백하다"며 이를 기각했고, 임 전 차장은 즉시 항고했다.

기각 결정이 파기환송되면서 임 전 차장의 기피신청은 서울중앙지법의 다른 합의부에서 심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3년간 이어진 임 전 차장 재판은 기피신청에 대한 파기환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피신청을 인용할 경우 새로운 재판부가 다시 임 전 차장 사건을 심리하게 되고, 기각되면 기존 재판부에서 재판이 재개된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