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내외 공주대 특수학교 기공식 참석
"특수학교 위해 학부모 무릎 꿇는 일 없어야"
"다시는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학부모들이 무릎 꿇는 일이 없도록 정부부터 최선을 다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국내 최초의 ‘국립대학 부설 특수학교’ 기공식에 참석해서 한 말이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서진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을 꿇고 울며 호소했던 사례를 떠올린 것이다. 장애인을 향한 우리 사회의 편견과 혐오 극복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공주대 옥룡캠퍼스에서 열린 특수학교 설립 기공식에서 "우리 모두는 똑같은 기회를 가져야 하고, 누구나 다름없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애인들에게 교육과 취업의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는 것은 "복지가 아니라 헌법적 권리"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4년 3월 개설하는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는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제과·제빵, 스마트 농업, 반려동물 관리 등 다채로운 직업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껏 특수학교 직업교육이 제과·제빵 등에 한정된 것과 달리, 공주대 부설 특수학교는 대학의 교육자원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의 폭을 확 넓혔다.
이를 두고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장애인 인권 향상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청와대에서 장애학생의 보육부터 취업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발달장애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발달장애 가족들의 애환을 듣고 "우리 사회가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준 적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며 눈시울을 붉히며 애틋한 마음을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에선 총 14개 특수학교가 설립됐고, 2017년 '서진학교 무릎 호소' 이후에는 지역사회와 갈등을 피하면서 우수한 대학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립대학 내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공주대 외에도 2024년 부산대 예술 분야 특수학교, 2025년 한국교원대 체육 분야 특수학교 설립이 대기 중이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 기공식 행사에 참석했다는 문 대통령은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기지 않는 분들이 적지 않은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보다 너른 마음으로 우리 아이라고 여겨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했다.
김정숙 여사 행사였으나 문 대통령도 참석
문 대통령과 함께 기공식을 찾은 김정숙 여사도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장애 학생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누구도 편견으로 차별당하지 않고,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하지 않고, 희망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공식은 당초 김 여사만 참석하기로 했었으나 문 대통령이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행사가 됐다. 해외 순방을 제외하고 대통령 부부가 국내 정책 일정에 동반 참석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날 기공식에는 서진학교 학부모들을 비롯해 공주대 특수교육학과 학생 및 교직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척수장애를 가진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를 대표해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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