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손해보험 케이타가 28일 수원 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서브 득점을 한 뒤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후위 공격을 방불케 하는 노우모리 케이타(20·KB손해보험)의 ‘멀리뛰기 서브’가 V리그 남자부 코트를 뒤흔들고 있다.
3라운드가 끝난 28일 현재 케이타는 2021~22 시즌 18경기(73세트)를 소화하는 동안 득점 1위(659점) 공격 2위(55.7%)로 맹활약 하며 팀의 리그 2위(승점 33ㆍ10승 8패) 질주를 책임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케이타의 서브다. 세트당 서브 득점 0.918개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이 부문 2위이자, 지난 시즌 서브왕 러셀(삼성화재·0.781개)보다 크게 앞서고 3위 알렉스(우리카드ㆍ0.406개)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케이타는 지난 2020~21시즌에도 서브 506개 중 68개를 상대 코트에 꽂아 넣으면서 세트당 서브득점이 리그 3위(0.507개)였는데, 지난해 수치의 2배 가까이 올랐다.
케이타, 올시즌과 지난 시즌 비교
시즌 | 세트당 서브 득점 | 서브 득점 성공률 | 서브 범실율 |
---|---|---|---|
2020~21 | 0.506개 (리그 3위) | 13.44% |
32.21% |
2021~22(3R 현재) | 0.918개 (1위) | 20.68% |
26.54% |
그런데 케이타의 서브 득점 내용을 좀더 들여다보면 단순히 득점력만 좋아진 게 아니다. 지난 시즌엔 성공률도 13.44%였지만 문제는 서브 실책도 163개나 쏟아 놓으며 범실율이 32.21%로 높았다. 양날의 검이었던 셈이다. 올 시즌엔 이 약점이 완전히 보완됐다. 성공률은 20.68%까지 치솟았지만 범실율은 26.54%에 불과하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케이타의 서브에 대해 “범실율이 많이 줄고 강해졌다. 특히 최근 들어 부쩍 성공률이 좋아졌다”면서 “지난 시즌보다 기량이 훨씬 더 향상된 듯하다”고 평가했다.
케이타 vs 역대 서브왕들
이름(시즌) | 세트당 서브득점 | 서브 득점 성공률 | 서브 범실율 |
---|---|---|---|
케이타(2021~22·KB) | 0.918개 | 20.68% |
26.54% |
러셀(2021~22·삼성) | 0.781개 | 19.93% |
33.22% |
파다르(2017~18·현대) | 0.767개 | 18.05% |
29.2% |
그로저(2015~16·삼성) | 0.83개 | 19.77% |
32.75% |
전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그로저의 경우, 2015~16시즌 서브 득점 102점(세트당 0.83개)으로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V리그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그런 그로저도 169개의 서브 실책을 쏟아 놓으며 범실율이 무려 32.75%에 달했다. 최근 ‘서브 폭격기’로 평가 받았던 파다르(전 우리카드·전 현대캐피탈)도 서브 득점율 18.05%, 범실율 29.2%인 점과 비교하면 케이타의 서브는 그러저를 뛰어넘는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손해보험 노우모리 케이타의 올 시즌 서브 모습(위 사진)과 지난 시즌 서브 모습. 올 시즌에 약 30센티미터 가량 더 멀리뛰며 상대 코트를 폭격하고 있다. KB손해보험 제공.
그렇다면 케이타의 서브가 1년 만에 어떻게 위력을 더하게 된 걸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케이타가 서브를 넣기 위해 점프 후 코트쪽으로 멀리뛰기 하듯 뛰어 들어가는 길이가 길어졌다는 점이다.
KB손해보험 전력분석팀의 다트피시 3D분석 자료에 따르면, 케이타는 28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 멀리뛰기 선수를 방불케 했다. 엔드라인에서 무려 2.7m나 앞으로 튀어나오듯 점프를 하며 서브를 넣은 것이다. 탄력이 좋은 케이타의 특성상 앞으로 점프하는 서브는 이미 선보였지만 올해는 지난해(2.4m)보다 무려 30㎝나 더 멀리 뛴다. 상대 리시버 입장에선 ‘블로킹 없는 후위 공격’을 수비하는 셈이다.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진행한 중량 훈련 효과로 서브에 파워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28일 경기에선 최고 서브 구속이 시속 117㎞가 찍혔다. KB손해보험의 한 관계자는 “오랜만에 케이타를 만났는데, 지난 시즌보다 몸집이 훨씬 커져 있었다. 수치로 제시할 순 없지만, 전체 몸통 프레임이 커지면서 힘이 붙었다”고 전했다. 케이타가 지난 시즌 처음 중량 훈련을 접했을 땐 피로 등으로 거부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훈련 효과를 스스로 체감하면서 최근엔 중량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게 KB손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강력한 힘이 실린데다 회전력도 좋아져 네트에 맞더라도 상대 코트쪽으로 타고 들어가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KB손해보험 케이타가 28일 수원 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KOVO 제공.
다만 팀 공격의 56.8%를 책임지는 케이타가 리그 막판까지 꾸준히 체력을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점프력만 꾸준히 유지된다면 오늘(28일)같은 강력한 서브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하지만 시즌 중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일정이 팍팍해 체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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