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영남 화상 인터뷰…4년 만 연극 복귀작
1월 11일 개막 연극 '리차드3세' 엘리자베스 역
"황정민 선배 에너지 대단…공연시간 '순삭' 자신"
"무대는 (저에게) 생명력을 넣어주는 공간이에요. 몸이 안 좋을 때 건강식을 먹듯이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는 게 연극이고, 이번 작품도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드라마 '검은 태양' '악마 판사' 등에서 강렬한 연기로 호평을 받은 배우 장영남이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1월 11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의 '리차드3세'를 통해서다. 2018년 연극 '엘렉트라'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이달 28일 화상 인터뷰에서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4년 전 '리차드3세' 초연은 일정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못해서 이번엔 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며 이번 작품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17년 전 앤 역으로 리차드3세 무대에 올랐던 장영남은 이번엔 엘리자베스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강인한 여성'이라고 표현했다. 지켜야 할 자식이 많은, 굉장히 생존력이 강한 여성이자 리차드3세에 견줄 만한 권력에 대한 야망도 큰 캐릭터라는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장영남은 "아이를 지키기 위한 엄마의 모습이 엘리자베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물론 고전 작품이라 어려움도 있지만 인간의 보편성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묘미가 크다고 장영남은 강조했다. '그대들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아는가'라는 마가렛의 대사를 들을 때면 "일상에서 저지르는 소소한 잘못들이 떠오르고 (더 나아지자고) 다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리차드3세 역을 맡은 황정민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장영남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선배기도 하고,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모자로 만나기도 했다"며 "이번에는 대립 관계로 나오는데 언제나 편안한 만남은 없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초연을 보러갔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황정민 선배님이 무대에서 오롯이 에너지를 다 쓰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지금 연습실에서도 그렇다"고 자랑하듯 전했다.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끊임없는 연습에, 재연에 합류한 배우들과 대사도 모두 맞춰가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감염병 사태로 여전히 장벽이 한둘이 아니긴 하다. 당장은 마스크를 쓰고 호흡을 많이 쓰는 무대 발성으로 하루종일 연습하는 일부터 녹록하지 않았다. 장영남은 "(마스크가 불편해) 가끔 연기에 몰입이 안 될 때도 있고, 막상 무대에서 상대 배우들의 얼굴을 보면 (낯설어서) 대사를 버벅거리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대사 암기도 예전만큼 쉽지는 않다고도 했다. 그래도 연습만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이순재, 정동환 등 70, 80대 선배들의 꾸준한 연극 활동을 보며 그는 "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세월이 지나고 나니)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찡찡거리지 말고 허튼 생각도 하지도 말고 체력 관리 잘하면서 앞만보고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전이라 어렵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극의 속도도 빠르고 각색을 잘해 끝날 때까지 공연시간이 '순삭'될 것이다.(웃음) 황정민 배우의 생생한 무대 위 '원맨쇼'를 보실 수 있고, 초연과 또 다른 훌륭한 배우들도 만날 수 있다." 공연은 2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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