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소감과 함께 시즌 2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오징어 게임'이 자신의 개인적 경험, 은밀한 부분까지 담고 있다고 털어놔 눈길을 모았다.
28일 KBS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게재됐다. 라인 초대석에 등장한 황 감독은 앵커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인 위주 시상식 골든 글로브... 새롭게 문 여는 신호탄"
이날 황동혁 감독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 후보로 오른 것에 대해 "기대도 안 하고 있던 큰 상에 저와 저희 배우들이 노미네이션 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를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은 TV 작품상인 최우수 텔레비전 시리즈와 TV 드라마 남우주연상(이정재), TV 드라마 남우조연상(오영수) 후보로 선정됐다.
한국 드라마가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 감독은 "골든글로브가 기본적으로 백인 위주의 폐쇄적인 시상식으로 알려졌었는데, 이번에 '오징어 게임'부터 시작해서 외국의 많은 작품들에게 새롭게 문을 여는 신호탄이 된 것 같아서 그 점 또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시청자들의 엄격한 눈, 콘텐츠 경쟁력 키웠다"
더불어 그는 '오징어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이유에 대해 "한국 아이들의 놀이라는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와 자본주의 사회의 극한 경쟁을 다루는,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들이 맞물려지면서 많은 나라에서 좋아하고 공감해 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K 드라마나 K 콘텐츠들이 꽤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 사랑을 받아온 토양이 쌓이고 쌓여서 이런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BTS 등 케이팝들이 전 세계 사랑을 받는 것도 K 컬처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한국 문화와 콘텐츠들이 사랑받는 토양을 만들어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동혁 감독은 "창작자로서 생각해 보면 한국 시청자와 관객들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고 엄격한 거 같다. 한국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일이라 이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창작자들이 노력해온 것들이, (다시 말해) 시청자들의 엄격한 눈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운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또한 그는 "직접 대본까지 쓴 만큼 감독의 상상력과 개인적 체험이 곳곳에 녹아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말을 어찌 생각하냐"는 물음에 "'오징어 게임'은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와 친구들의 이름과 같이 했던 놀이, 가족의 역사 이런 개인적인 것들이 아주 많이 담긴 작품이다. 나의 아주 은밀하고 내밀한 부분까지 다 포함한 작품인데 전 세계 분들이 공감하고 열광해 주는 것을 보고 말 그대로 아주 개인적이고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시즌2·3 긍정적 논의 중...성기훈 돌아온다"
시즌 2 진행에 관한 질문에 황 감독은 "저희와 넷플릭스가 아직 시즌 2와 3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있다. 조만간 어떤 결론이 나올 거 같다"며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는 걸 알고 있기에 다들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이 어떻게 돌아오는지에 관해 묻자, "성기훈이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위주가 될 것이다. 기훈의 이야기와 기훈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 쫓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즌 2의 큰 줄거리가 될 것이라는 정도만 말씀드리겠다"라고 귀띔했다.
황동혁 감독이 생각하는 '승자의 의무'
끝으로 그는 '승자의 의무'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징검다리 게임이 끝나고 나면 기훈과 상우(박해수)가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둘의 대립되는 입장 차이와 시각이 드러난다"며 "상우는 다리 끝까지 간 것이 자기 노력과 스스로의 능력 때문이라고 말하고, 기훈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 덕분이라고 말한다"라고 작품 속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가치관이 여기에 담겨있다. 우리가 비록 무수한 경쟁을 하며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어깨와 머리를 밟고 올라서야 한다"며 "우리는 당장 승자인 거 같지만 누군가 우리 머리와 어깨를 딛고 올라설 수도 있다. 꼭대기에 있는 승자도 자신이 딛고 있는 패자들이 없다면 결국 무너져내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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