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주문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데 택배 파업이 지속되면 큰일이죠."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28일 건어물 도소매상 이모씨는 근심 어린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씨의 가게는 울산에 있지만 네이버쇼핑에 입점해 쥐포부터 오징어채, 반건조 오징어 등 건어물을 전국에 택배로 판매한다. 주로 CJ대한통운을 이용한다는 이씨는 "배송이 늦어지면 고객은 주문을 취소하는데, 반품 비용을 떠안아야 해서 손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 노조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파업이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2만여 명 중 조합원은 2,500명가량이다. 이번 파업에는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650여 명이 참여했다.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과 파업을 지지하는 비조합원들은 CJ대한통운 자체 상품 규정을 벗어난 물량은 배송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에 간접 참여한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이 취급하는) 전체 물량 중 20% 이상은 파업으로 배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 파업이 전국적인 배송 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중 8.5% 정도만 참여하는 데다 택배 3사가 동참한 지난 6월 파업 때와 달리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빠졌다.
로켓배송 기사를 자체 고용하는 쿠팡, CJ대한통운을 이용해도 전담 배송팀이 따로 있는 마켓컬리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파업 영향권에서 떨어져 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관계자는 "충청권과 대구 지역 샛별배송을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진행 중인데, 대한통운이 컬리 전담팀을 운영해 이번 파업으로 인한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티몬, 위메프, 네이버쇼핑 등 오픈마켓에 입점했거나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일부 영향이 불가피하다. 경기 성남시, 광주, 울산, 전남, 경남 등 택배노조원 비율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
온라인 개인쇼핑몰을 운영하며 CJ대한통운을 주로 활용하는 A씨는 "2, 3달 전에도 택배 파업으로 한 달 넘게 물건이 '배송 중'으로만 뜨는 상태가 이어졌고, 배송 지연으로 분실 사건도 생겨 고객 항의가 쏟아졌다"면서 "배송지연 지역은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는데, 비용이 비싸 매출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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