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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우선하는 페이스북 알고리즘, 유해 정보·정치 갈등 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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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우선하는 페이스북 알고리즘, 유해 정보·정치 갈등 조장한다”

입력
2021.12.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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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메타(Meta·옛 페이스북)의 전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내부 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겐이 11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콘퍼런스 '웹 서밋'에 참석해 인터뷰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어두운 이면을 담은 내부 문건을 유출하며 내부 고발자로 나선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회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스본=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메타(Meta·옛 페이스북)의 전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이자 내부 고발자인 프랜시스 하우겐이 11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콘퍼런스 '웹 서밋'에 참석해 인터뷰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어두운 이면을 담은 내부 문건을 유출하며 내부 고발자로 나선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회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스본=A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인 미국의 페이스북(현 ‘메타’)이 지난 2018년 노출 알고리즘을 변경한 결과 가짜 뉴스나 유해한 정보가 확산되기 쉬워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유럽의 정당이나 미디어 등에선 페이스북 확산을 위해 더 과격한 글을 올리게 됐고 이것이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문은 지난 10월 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이 공개한 내부 문서를 검토해 이같이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어떤 글을 뉴스피드에 노출시킬지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2018년 대대적으로 변경하면서, “공유나 댓글이 더 많이 달릴 것으로 전망되는 글을 더 노출시켜 유의미한 사회적 교류를 이끌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9년 4월 페이스북의 내부 문서를 보면, 이 회사가 유럽에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럽 국가 정당들이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이 정치를 나쁜 방향으로 변화시켰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되기 쉬운 글에 우선순위가 매겨지다 보니 도발적이고 질 낮은 글을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내부 문서는 “폴란드의 정당은 인터넷상에서 정치 토론을 ‘소셜 내전’이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란드의 한 정당 소셜미디어 담당자는 “예전에는 긍정적 글과 부정적 글을 반반 정도 올렸지만, 알고리즘 변경 후 비율을 부정 80% 긍정 20%로 바꾸었다”고 밝혔다. 네거티브형 글이 더 많이 공유되고 확산되기 때문이다.

2019년 1월 폴란드 북부에선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야당 시장이 젊은 남성에게 피살됐는데, 이면에는 우익 여당인 법과정의(PiS)와 야당인 시민플랫폼(PO) 간 갈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페이스북 내부 문서는 “주요 2개 정당이 소셜미디어가 정치 분단 현상을 넓히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정당 역시 페이스북 확산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대 정당을 격렬하게 공격하는 글을 올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페이스북 조사에서 답했다.

2019년 12월 사내에서 공유된 문서는 “우리의 알고리즘은 중립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알고리즘 변경으로 이용자에게 정말 가치 있는 글보다 더 많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글이 우선시된 결과 “분노나 잘못된 정보가 더 확산되기 쉬워졌다”면서 “이러한 기능을 빼면 가짜 뉴스나 혐오 글의 숫자가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2020년 1월의 내부 문서도 변경 후 알고리즘이 “문맥이나 콘텐츠의 질이라는 중요한 측면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유’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하도록 제안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변경은 미디어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내부 문건은 브라이트바트 같은 미국의 보수성향 신흥 매체가 뉴욕타임스나 CNN 등에 비해 훨씬 적은 인원으로 훨씬 많은 클릭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내부 문서는 이 결과 “깊이 파고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저널리즘에 투자할 동기를 가진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사가 언론인을 고용하는 대신 다른 회사의 보도를 재편집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제목을 달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전문가를 고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알고리즘은 기업 채용이나 자동 운전 등 폭넓은 분야에서 사용돼 우리의 삶과 깊이 관련돼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알고리즘은 인간이 결정하는 것으로, 완전한 것은 아니며 항상 의도가 있다고 강조한다”며 알고리즘 감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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