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와 갈등 피했지만 집권 PiS와 관계 악화 전망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국제적 논란으로 번진 ‘미디어 회사 소유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폴란드 정부에 대해 비판적 보도에 재갈을 물릴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미디어법에 대해 두다 대통령이 일단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을 당분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두다 대통령이 이번 법안이 러시아 등 잠재적인 적대적 행위자로부터 자국 미디어를 지키게 될 것이라는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법안이 기존 사업과 투자 합의에 적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두다 대통령은 “미디어 다원주의, 언론의 자유 문제도 있다”며 거부권 행사 이유를 설명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번 달 폴란드 의회에서 통과된 이 법안은 유럽경제지역(EEA) 밖에 있는 기업이 폴란드 미디어 회사의 지배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우파 민족주의적 성향의 폴란드 집권 ‘법과 정의당(PiS)’은 그동안 외국 미디어 그룹이 자국 내에서 너무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법이 시행되면 폴란드 독립 TV뉴스채널 TVN24의 최대 주주인 미국 디스커버리사(社)는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해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이 폴란드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매체를 겨냥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두다 대통령과 집권당 간 관계가 또 한 번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5년 대선에서 처음 선출된 두다 대통령은 2017년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사법개혁 관련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뒤 법과 정의당을 탈당했다. 두다 대통령은 법과 정의당의 지지를 받고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반면 폴란드가 이 나라의 핵심 동맹인 미국과의 갈등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폴란드의 이번 법안 추진에 대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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