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잇따라 '공매도' 공약 발표
"차입기간 동일하게" "공매도 서킷 도입"
근본적 예방책은 빠졌다는 지적도
여야 두 대선후보가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공매도와 관련한 제도 개선책을 잇따라 내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000만 명 수준으로 급증한 이른바 '개미 군단'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두 후보 모두 공매도를 완전 폐지할 수는 없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면서도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해 온 관련 제도들에 대해선 각자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공매도 공약이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처방책은 빠진 설익은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尹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도입"... 李 "차입기간 차별 금지"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주식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공매도 개선책을 발표했다. 기관 등에 비해 높은 개인의 담보이율을 조정하고 과도한 주가 하락 시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서킷브레이커(자동금지)'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게 골자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관·외국인과 개인투자자 간 공매도 차입기간 차별을 금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90일)과 달리, 주식을 빌리는 차입기간에 제한이 없어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불공정하다고 주장해 왔다.
정치권은 지난해부터 공매도를 둘러싼 개인들의 반대 여론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거 증시에 입성한 개인 투자자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금융당국이 주가 폭락에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 '금지 연장'과 '금지 재연장' '부분 재개'(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를 이어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천만개미 표심 잡자... "설익은 아이디어 수준"
이에 개인투자자 단체 등도 두 후보가 공매도 공약을 내세운 것을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두 후보 모두 완벽하진 않지만 기존 대비 진일보된 개선책을 내놓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다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악전고투 중인 개인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대선 이후 실제로 이행될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공약이 개인투자자들이 주장하는 '불공정한 레이스'를 근본적으로 막는 대책이 아닌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차입 기간 차별 금지나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모두 불공정한 문제가 일어나는 과정을 막으려는 제도이지, 예방적 효과는 사실상 없는 게 현실"이라며 "벌금과 과징금 외에 최소 5배 이상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불공정 시도 자체를 막는 제도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표심을 얻기 위한 설익은 자본시장 정책은 외국인 비율이 압도적인 국내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기관·외국인과 개인 간 공정한 공매도 룰을 만들기 위한 보다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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