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알고자 하는 행위는 인간의 오래된 습성이다. 내일의 날씨부터 주가의 향방,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 결과까지... 단순 호기심의 발원이든 경제적·사회적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든 인간은 한 치 앞이라도 알고자 한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 교수인 저자는 예측의 역사를 고찰한다. 인간은 과거부터 샤머니즘, 점성술, 해몽, 트렌드 분석, 통계 모델링 등 여러 비과학적, 과학적 기법을 동원해 앞을 내다보고자 했다.
그렇다면 과학이라는 무기를 손에 쥔 현대인은 예측을 더 잘하게 됐을까. 저자는 부정적이다. 확률적 예측의 성공률은 분명 높아졌다. 보험사는 통계 모델을 적용해 운전자 집단에서 한 사람에게 1년간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개인의 사고 여부는 예측하지 못한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 일이 일어날 확률이 63%라는 예측은 무의미하며 단지 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저자는 이런 예측 불가능성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고 말한다. 우리가 미래를 모두 안다면 흔들림 없이 오직 예정된 길만 걸어갈 것이다. 기대, 도전 정신, 상상력, 희망은 미래라는 잔인한 불확실성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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